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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가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
세대교체가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
  • 동양일보
  • 승인 2013.07.1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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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극동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지난 달 방송된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프로그램몰입도(PEI)가 가장 높았던 것은 <무한도전>(MBC)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몰입도 조사는 시청률 조사와 달리 시청자들의 몰입 정도를 측정해서 프로그램의 가치를 평가하는 질적 지표로 사용된다. 지상파방송사의 104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다른 경쟁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 스포츠, 교양 프로그램까지 모두 제친 결과였다. 그것도 작년 8월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한다.

  요즘 같이 시청자들의 기호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예능 프로그램이 7년을 넘도록 장수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대한민국 예능의 역사는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는 아닌 모양이다. 온갖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매번 새로운 미션을 발굴해내는 제작진의 역량도 대단하고, 또 이를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맛깔나게 살려내는 출연진들의 끼와 성실성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고정 멤버 7명의 평균 연령이 어느덧 38.9세에 달했다고 한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40대가 세 명이고 가장 막내인 하하와 노홍철도 서른다섯 동갑내기다. 솔직히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조금만 무리해도 어디 탈이 나기 십상이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일반인들도 그럴진대 매주 황당한 미션에 ‘도전’(?)하고서 아프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방송에서는 멤버 두 사람이 동시에 병원 신세를 지면서 녹화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무한도전>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처지가 대부분 비슷하다. 날씨야 어떻든 야외취침을 밥 먹듯이 하는 <1박2일>(KBS2)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36.9세이고, 사방을 뛰어다니면서 몸싸움을 벌이는 <런닝맨>(SBS) 멤버들도 평균 37.3세에 달한다. <1박2일>은 막내인 주원이 유일한 20대이고 <런닝맨>의 이광수도 내년이면 서른이다. 최근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SBS)은 20대가 네 명이라 평균 연령이 그나마 33.4세로 낮은 편이지만, 새로운 미션인 다이빙 훈련 도중 삼십 대 중반인 한 멤버가 부상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멤버들이 버거워하는 모습이나 예기치 못한 부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출연진의 나이를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예능인으로서의 역할을 너무나도 충실히 수행해왔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드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왔고,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은 때로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각자가 나름 인기가수이고 유명배우이지만 예능에서만큼은 기꺼이 자신을 망가뜨림으로서 보는 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이런 프로정신이 있기에 세대를 초월하여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걱정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미래이다. 프로그램 성격상 지금의 멤버들이 계속 출연할 수 있는 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방송활동을 하겠지만 지금처럼 몸을 쓰는 역할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이들의 떠날 자리를 든든히 채워줄 다음 세대가 준비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예능에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지금은 최고의 예능MC로 자리잡은 이들도 사실은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랫동안 선배들의 방송을 보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시청률에 연연하는 지금은 검증된 스타들에만 의존할 뿐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해내는 모험을 택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예능을 책임질 차세대 스타 탄생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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