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발센터, ‘충북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개선방안 연구’
충북 가정폭력 상담 매년 증가… 월평균 700여건

충북은 가정폭력 근절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 상담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여성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와 상담소에 집계된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8600여건으로 월평균 7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어 2006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이주여성과 여성장애인의 상담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충북지방경찰청에 의하면 가정폭력 검거 건수도 357건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충북도내 운영 중인 가정폭력상담소는 7개소로 진천, 증평, 단양, 괴산, 보은, 옥천 6개 지역에는 가정폭력상담소와 성폭력 상담소 모두 없으며, 이주여성과 여성장애인을 위한 가정폭력상담소도 전무해 폭력 피해 여성의 상담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상담소와 시설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여성폭력 관련 시설 평가(2010)’에 의하면 16개 시ㆍ도중 충북은 15위인 하위권 평가를 받은바 있어 전반적인 점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발전센터에서는 충북의 가정폭력 현황을 점검하고,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최근 ‘충북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개선방안 연구’를 추진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에 추진된 연구는 도내 가정폭력피해자 2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기관 실무자의 심층인터뷰 결과를 통해 폭력 피해자 지원 개선안을 제시했으며, 특히 그동안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의 사각지대였던 이주여성과 장애여성까지 포함했다.

연구결과 가정폭력은 ‘언어적 폭력’이 28.8%로 가장 많았고 대부분 신체적, 정서적 폭력이 같이 동반되어 발생했고, 가정폭력을 처음 경험한 시기는 ‘20대’일 때 40.3%로 가장 많았으나 ‘10대’와 ‘10대 이하’인 미성년자일 때 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15.4%로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는 ‘배우자’가 81.5%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아버지’ 7.3%, ‘시부모’ 5.2% 순이였지만 이주여성의 경우는 배우자 다음으로 시부모 순이다.

가정폭력피해자 중에는 85.4%가 자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노출된 자녀(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가정폭력 발생시 피해자는 ‘그냥 당하고 있는 경우’가 45.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장애여성의 경우도 63.6%로 높은 수치다.

가정폭력 발생시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곳으로는 ‘경찰서(112, 지구대)’가 34.3%로 가장 높게 나타나 경찰관의 초기대응이 중요했으며, 이주여성의 경우는 경찰서와 가족·친구인 경우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정폭력이 발생하였을 때 경찰이 취한 조치는 ‘출동은 하였으나 집안일이니 서로 잘 해결하라며 그냥 돌아갔다’는 응답이 전체 47.4%로 가장 높았으며, 이주여성의 경우 38.9%, 장애여성의 경우 53.8%로 나타나, 경찰의 초기대응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시·군별로 살펴보았을 때 시 단위 지역보다 군단위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서 신고 경험으로는 59.2%는 없다고 응답한 가운데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았던 이유는 ‘배우자를 차마 신고할 수 없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높았고, 이주여성은 ‘집안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장애여성은 ‘신고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도 많았다.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가 긴급하게 전화할 수 있는 대표전화로 ‘여성긴급전화 1366’에 대한 이용 경험에 대해서는 66.5%가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52.3%로 나타났다. 특히 이주여성의 경우 57.1%, 장애여성은 71.4%로 높게 나타나 ‘여성긴급전화 1366’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였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는 ‘경제적 독립 지원’이 45.1%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서적 지원’ 은 21.0%, ‘법률적 지원’도 14.6%를 차지했다.

주요 개선안으로는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 및 시설 확대, 상담소 운영 체계화, 가정폭력 피해자 초기개입 시스템 구축, 가정폭력 예방 및 지원 사업 재정비, 조례 개정 및 계획 수립 등이며, 자세한 내용은 충북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http://woman.cb21.net)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유영경 여성발전센터 소장은 “충북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가정폭력 피해자 실태 조사와 지원 방안 연구를 통해 지역에 적합한 효과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하반기에는 여성폭력과 관련한 토론회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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