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하루 종일 온 몸을 지탱해주고 있다. 그만큼 발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가장 먼저 건강의 이상을 알아차리는 똑똑한 부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발이 아찔한 킬 힐에 혹사당하는 모습을 보면 피부과 전문의인 나도 덩달아 아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여름이 되어 꽁꽁 감춰두었던 발에 예쁜 샌들과 화려한 패디큐어로 ‘드레스 업’을 하고 자신 있게 드러내려면 무엇보다 발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예로 통풍이 되지 않는 레인부츠는 무좀을 유발할 수도 있고, 무좀은 발톱까지 번질 수 있으며 2차성 세균감염이 진행되면 급성 화농성 염증인 봉와직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발톱이 속살을 파고드는 조갑감입증도 시작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곧 없어지겠지’ 하고 방치한 티눈이나 사마귀 등은 걷는 데에도 치명적인 불편을 일으킬 수도 있고 더 큰 병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발을 힘들게 하는 굳은살과 티눈, 그리고 사마귀. 이들은 어떤 관계일까? 많은 사람들이 사마귀와 티눈을 헷갈려 하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티눈과 굳은살은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긴다.

우리 몸의 뼈 돌출 부위에서 신발의 압력이나 마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압력을 받는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생겨나며 특히 티눈은 이 피부심층부에 원뿔모양의 심(뿌리)이 자리 잡는 일종의 각화증이다. 딱딱해진 부위가 걸을 때마다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피부표면에 가해지는 압력원인을 제거한 후 연고크림만 꾸준히 발라 줘도 쉽게 호전이 가능하다. 다만 재발의 가능성 때문에 완벽한 제거를 위해서는 간단하게 외과적 수술을 진행해야한다. 보통 1~2주 정도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피부 또는 점막의 표피가 과다하게 증식하여 오돌토돌하게 솟아오르는 구진의 형태를 띤다.

원인이 되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보통 사마귀, 편평 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음부 사마귀로 나눌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동반되지는 않으나, 노출 부위에 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외관상으로 보기에 좋지 않다.

또 이 중 음부 사마귀 중 자궁경부에 발생한 사마귀는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기도 하고, 또 발바닥에 발생하는 사마귀는 체중이 실리는 부위인 경우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흔히 대부분 환자분들이 티눈을 제거하기 위해서 내원하시는 경우에 보면 의외로 사마귀인 경우가 많다.

이는 압력을 받는 부위와 상관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티눈과 쉽게 감별이 되지만 압력을 받는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티눈과 감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티눈이겠거니하고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치료를 하지 않고 두게되면 타인이나 다른 신체부위로 번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서 뒤늦게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대다수. 흔히 치료법은 사마귀의 위치, 크기, 숫자, 환자의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결정되며, 외용제의 복용과 더불어 냉동치료나 면역치료, 레이저 치료 등이 일반적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사마귀 치료법은 냉동 치료(cryotherapy)로, 이는 액체 질소로 피부병변을 급속히 냉각시켜 사마귀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냉동 치료할 때의 중심온도는 영하 196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치료 후에 그 부위에 정상적으로 부종과 수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시간이 지나면 검은색으로 변하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때 생긴 까만 수포는 억지로 터뜨리면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터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마귀를 없애기 위한 치료는 2~3번의 반복이 필요하며, 사마귀 냉동치료 후 껍질은 안에 새살이 돋을 때까지 보호막 역할을 하다 저절로 떨어지니 억지로 떼는 것은 절대 금물. 그리고 지속적으로 항생제연고를 충분히 발라주고, 치료 후 1주일정도까지는 물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굳은살, 티눈, 사마귀와 같이 발 관련 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부끄럽다고 병원 방문을 미룬다면 더 큰 병을 키우게 되는 꼴이다.

티눈과 사마귀를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 무엇보다 티눈과 사마귀가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발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딱딱하고 불편한 신발을 신은 채 오래 걷지 않도록 하고 매일 밤 발을 깨끗이 씻은 뒤 보습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이제는 내 발의 건강과 남의 이목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인 만큼, 마음을 편하게 갖고 치료에 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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