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실장 "자비로 쳐라…웬만하면 스크린골프"

청와대 참모들은 이번 여름휴가 기간 자신들이 원한다면 골프 라운딩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허태열 비서실장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휴가 때 골프를 쳐도 되느냐"는 질문에 "꼭 치고 싶은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과 자비로 쳐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실장은 또 "웬만하면 필드(골프장) 대신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부 참모들은 자신의 여름휴가 기간에 라운딩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후 청와대 참모들은 사실상 골프를 치지 못했다. 공식적인 '골프 지령'이 있었던 것은 아니나 업무가 폭주한데다 북한의 위협 등 안보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골프는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고 한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던 지난 3월초 현역 장성들이 군 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자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다.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질책한 것도 공직자들에게는 일종의 '골프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이후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이제 골프를 좀 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내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과의 오찬에서는 고위공직자들의 골프허용 여부에 "지난 국무회의 때도 그렇고, 캐디들도 수입이 그렇고, 자꾸 외국만 나가서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하는 이야기도 있다. 여러 가지로 지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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