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여름 훈련 캠프에 참여했던 고교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체험 활동을 위해 충남 태안의 한 사설 캠프에 참여했다가 안전 관리 소홀로 인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한 것이다.
극기훈련에 참가했던 젊은 청춘들이 졸지에 목숨을 잃은 황망한 상황 앞에서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문제의 ‘해병대’ 훈련 캠프는 민간 청소년 수련 시설이다. 해병대와는 전혀 상관없이 태안의 한 유스호스텔이 운영하는 사설 업체로 피해 학생들이 다니던 공주사대부고 학교 측이 직접 업체와 접촉해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구명조끼도 없이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가 파도에 휩쓸려 무려 5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놀랍고도 분노할 일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안전수칙을 무시해 생긴 인재다. 사고가 난 태안 안면도 해수욕장 앞 바다는 수영금지 구역이었다. 10여년 전에도 중학생 한 명이 물살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캠프 교관은 구명조끼를 벗고 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80명에게 물놀이를 하게 했다고 한다. 교관 32명 중 인명구조 자격증이나 수상레저 자격면허증 소지자가 있었으나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번 캠프는 정부가 인증한 청소년 체험활동 시설도 아니었다. 교육부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인증을 받은 체험 캠프를 이용하도록 당부해 왔다. 경찰은 캠프 및 학교를 상대로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 미인증 업체를 선정하게 된 배경 등을 조사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해상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태안해경의 관리감독 부실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과거에도 청소년 여름 캠프나 극기 훈련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그때마다 안전 관리를 외쳤지만 별반 나아진 게 없다. 특히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언제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무법지대로 방치된 사설 청소년 캠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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