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위원은 최근 인조 잔디 운동장을 보유한 천안지역의 14개 학교를 대상으로 표본을 확인한 결과, 8개교가 인체에 유해한 충전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전제 사용학교 중 6개교가 초등학교로 밝혀졌고, 골절 등 부상을 방지하는 스프링클러 설치한 학교는 단 한곳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준공 후 안전검사를 받은 학교도 두 곳에 불과했다. 인조 잔디구장은 온도가 상승하면 현기증과 두통, 화상 등을 유발한다고 한다.
특히, 인조잔디를 푹신하게 만들기 위해 뿌리는 충전제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신 건강차원에 이루어지는 학교 운동장 수업이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잔디 운동장 전환은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교육환경 개선 및 생활체육 저변 확대 등의 목적으로 시행한 사업이다.
하지만 시행 초기부터 인체유해성 논란과 함께 천문학적인 개·보수비용 때문에 인조 잔디 운동장은 골칫거리로 전락해버렸다.
정부의 생각 없는 정책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돈 먹은 하마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현재 전국 1580여 곳의 초·중·고교가 멀쩡한 학교 운동장을 파 뒤집어 인조 잔디구장으로 조성했다.
충남지역 만도 88개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 등 일부 교육청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7월부터 인조 잔디 운동장 신규 조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친환경 학교운동장 모델을 내놨다.
운동장 전면에 마사토를 깔아 흙 운동장으로 만들고 테두리에 천연잔디를 심어 토사 유출을 막는 방식이다.
한 의학 전문지에서는 아이들의 아토피는 흙을 피해 생기는 병이라는 해석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도 인조.천연 잔디 운동장이 건강 악화는 물론 환경오염,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등을 들어 기존 방식인 흙 운동장 조성을 권유하고 있다.
멀쩡한 학교 운동장의 흙을 걷어내고 인조잔디를 깔고 나면,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산과 공원이 아니면 더 이상 흙조차 밟을 수 없는 삭막한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충남교육청도 예산만 들먹이지 말고 이제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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