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청주에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패션쇼를 연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올해 국경일로 지정된 한글날(10월 9일)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에서 1시간가량 패션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열리는 패션쇼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 기간에 진행되는 ‘깜짝 이벤트’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한글날 우리말을 소재로 한 퍼포먼스를 기획하던 중 이상봉 디자이너가 떠올랐다”며 “다양한 서체를 연구해 의상에 담아내며 우리말의 우수성을 알려온 이씨가 이번에도 부드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한글을 부각시켜 한글날을 빛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6년 한글 캘리그래피를 이용한 의상을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내로라하는 디자이너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더욱이 이씨는 올해 비엔날레 홍보대사로 위촉돼 직접 제작한 의상 등 100여점을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 전시하기로 한 터라 패션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씨는 “올해는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되는 역사적인 해”라며 “비엔날레에는 세계 각국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고유의 글자를 갖고 있는 민족이 많지 않지만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왔다”며 “한글에 전통뿐 아니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패션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한글날을 화려하게 수놓을 패션쇼 장소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10년 넘게 방치됐던 옛 연초제조창 건물 2층 복도에 붉은색 카펫을 깔아놓고 런웨이를 펼칠 예정이다.
비엔날레 행사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한때 2000여명의 근로자가 한해 100억개비의 담배를 생산한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하지만 담배산업이 변화하면서 2004년 문을 닫은 뒤 방치돼 오다가 2011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생명력을 얻기 시작했다.
비엔날레 관계자는 “이 디자이너가 폐건물 중에서도 가장 훼손 정도가 심한 2층 복도를 선택했다”며 “낡은 공간이 화려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9월 11일부터 40일간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린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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