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인간세포, 행복 유형 따라 달리 반응"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즐거운 기분과 봉사활동에 참여해 사회적 연대감을 느낄 때의 뿌듯함은 둘 다 행복을 가져 오지만 우리 몸은 분자 수준에서 이를 매우 다르게 인식한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고상한 목적'에서 오는 후자의 행복은 세포의 건강에 이익을 가져오는 반면 단순한 자기만족에 따른 전자의 행복은 세포 건강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의 행복을 개인의 즐거운 경험에서 오는 쾌락 형태의(hedonic) 얕은 행복과 단순한 자기만족을 넘어서 의미와 고상한 목적을 향해 노력할 때 얻을 수 있는 비범한 정신상태의 보다 깊은 행복으로 구분했는데 이 둘은 분명 모두 행복감을 가져오지만 우리 몸의 세포는 이를 매우 다르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리는 많은 연구를 통해 두 종류의 행복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의 효과를 능가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런 상관관계의 생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다"고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심리학자·정신분석가·행동과학자 등으로 이루어진 연구진은 사람들의 면역세포 안에서 이 두 종류의 행복이 어떤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했다.

연구팀의 일부 과학자들은 과거 연구에서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서 체계적인 전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관절염·심장질환 등 광범위한 질환과 관련된 염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고 항바이러스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행복이 똑같이 불행의 반대라면 그 행복의 종류가 어떤 것이든 유전자 발현은 똑같아야 할 것인데 새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차원의 행복은 실제로 스트레스 관련 CTRA 유전자 발현이 크게 줄어든 현상과 관련된 반면 낮은 차원의 행복은 CTRA 유전자 발현이 크게 늘어난 현상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게놈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같은 분석은 순전히 쾌락적인 행복의 숨겨진 대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피실험자들이 전반적으로 행복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에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상한 행복보다 감각적인 행복감을 더 많이 경험하는 사람들이 빈 칼로리(영양가는 없고 열량만 높은 음식의 칼로리)와 맞먹는 감정을 소모한 것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단기적인 행복을 얻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단순한 즐거움을 통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이런 `빈 칼로리'는 우리의 신체에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우리의 인지 영역을 확장하거나 능력을 구축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세포 차원에서 우리 몸은 사회적 연대감과 목표 의식에 근거한 높은 차원의 행복감에 더 좋은 형태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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