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PDATED. 2019-08-25 20:22 (일)
엔터프라이즈존 논쟁
엔터프라이즈존 논쟁
  • 동양일보
  • 승인 2013.08.01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기영(영동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1970년대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세계경제의 불황, 기술적 변화, 세계 무역패턴의 전환 등의 복잡한 결합에 따라 갑자기 번영으로부터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0년대에 들어 이들 지역들은 사무실, 상점, 주택, 오락, 문화 공간으로의 집중적인 재생과정을 겪었다. 런던 도크랜드와 같은 지역은 모든 도시계획가들의 국제관광 순회코스의 필수적 항목이 되었다. 거의 대부분이 공공과 민간부문간 재개발 협력을 보여 줬고, 여기에 도시정부와 개발회사의 혼합된 형태가 나타나게 되었다.

여기에서 독특한 개념이 나타난다. 영국의 도시계획가 피터 홀은 대두되고 있는 도시쇠퇴 문제에 대해 가장 큰 도시지역에서 성장이 완만해지고 중지되고 마침내 퇴보했다고 선언한다. 인구와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그는 도시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매우 극단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최후의 가능한 처방은 자유무역항 해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도심에서 선택된 작은 지역들에 최소한의 규제만을 남긴 채 모든 종류의 기업에 개방하자는 것이다. 1960년대의 홍콩과 같이 도심지역을 재창조하자는 것이다.

이는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각 지역은 사업가와 자본의 이입에 완전히 열려 있어야 한다. 아무런 이입규제가 없어야 한다. 관료주의는 최소한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역에 대한 기업의 입주여부는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 이는 도시문제에 대한 극단적이며 과감한 해결책이다.

1980년 영국 보수당 정부는 엔터프라이즈존 규정을 도입한다. 198115개의 엔터프라이즈존이 지정되었으며, 그중 하나가 런던 도크랜드중심에 있었다. 혜택은 이제 규제철폐보다는 직접적인 재정보조에 기반을 두게 되었다. 엔터프라이즈존에 이주하는 기업들은 100% 자본공제를 받게 되며 산업용이나 상업용 건물에 대한 감세, 나아가 토지개발세와 일반적인 도시계획 등의 규제로 부터도 면제를 받게 되었다.

민간투자는 주로 자본공제와 면세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 재무적 보조 때문에 입주하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 기업가의 전입 장려, 법령으로부터의 전반적인 면제와 같은 다른 요소들은 대부분 실종되었다. 엔터프라이즈존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산업기반이 사라진 지역을 위해 대안적인 산업전통을 제공하는 혁신 메카니즘은 눈에 띄게 부족해 졌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세율감면이 가장 중요한 인센티브라고 생각했다. 계획규제를 완화시킨 효과는 평가하기 어려운데 이든 많은 계획당국들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가능한 곳에서 규제를 풀어주면서 동시에 토지이용 패턴의 큰 틀은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서 나타난다. 주정부들이 나서 26개 주의회가 법령을 채택했으며, 1,400개 이상의 지방 엔터프라이즈존이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적은 공공재원을 사용하여 더 큰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게 된다. 적은 도시개발활동보조금은 엄청난 민간의 투자를 끌어들이게 된다. 고용과 일자리도 확충되었다. 반면 많은 엔터프리이즈존의 경험들은 도시재생을 자극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다. 개발산업은 불가피하게 공급과잉을 낳았다. 그 후 공급과잉은 도시를 몰락시키게 된다.

계획은 사라질 것인가? 전통적인 토지이용계획은 계획이 시작된 나라에서 계획이 존재해온 어떤 시기보다도 더욱 근본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이제 계획은 도시지역사회의 구조적 경제쇠퇴문제와 새로운 경제를 재건설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실무계획가들이 이를 다룰 만큼의 교육과 토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율량동)
  • 대표전화 : 043)218-7117
  • 팩스 : 043)218-7447,7557
  • 창간 : 1991-12-29
  • 제보전화 : 043)218-72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원중
  • 명칭 : 동양일보
  • 제호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 등록번호 : 충북 가 00003
  • 등록일 : 1991-12-27
  • 발행일 : 1991-12-27
  • 회장 : 조철호
  • 발행/인쇄인 : 유영선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이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ynews@d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