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격식 없이 대화·한국방문 등 건의

사랑합니다! 교황과 하트 3일 로마교황청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교황을 알현한 음성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가 선물한 도자기를 들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꽃동네 인사인 하트 모양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음성군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가 3일 새벽 0시(현지시간 2일 오후 5시) 로마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꽃동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으로 있을 때 꽃동네를 알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 알현 기회를 특별히 허락하면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교황 알현은 일반 알현과 달리 성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 교황 숙소동에서 40여 분간 이뤄졌다.
오 신부는 접견실에서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원장 신상현 수사, 자매회 원장 박정남 수녀, 재단 상임이사인 윤숙자 수녀, 통역 박형지 수녀 등과 격식 없이 원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교황과 담화를 나눴다.
오 신부는 접견 허락에 감사 인사를 하고 초등학교 시절 6.25 전쟁 때 죽어가는 피난민 부녀의 비참함을 목격하고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실천해 꽃동네를 만들었음을 설명했다.
오 신부는 “한국에서 124위 시복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교황께서 한국 가톨릭교회와 정부 협조 아래 새 복자들의 시복식을 거행하고 꽃동네도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시스코 교황은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교회를 이룬 나라로 그 힘의 원동력은 세례성사였다”며 오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어 꽃동네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면서 겸손, 용기, 기도로 가난한 이들을 계속 사랑할 것 등을 조언했다.
오 신부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을 주님의 은총입니다’란 글을 새긴 도자기와 꽃동네 가족으로 13년 전 온몸이 마비가 돼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주련 환자가 그린 교황 초상화를 선물했다.
교황은 오 신부와 꽃동네 인사인 ‘사랑합니다’의 하트 모양으로 기념촬영을 했고 알현한 수도자들에게 교황 묵주를 선사했다.      〈음성/서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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