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노라면 우리 사회가 너무 혼탁하고 무질서하다. 사회지도층들의 불법과 공직자들의 비리가 하루를 멀다하고 보도가 되고 있고 성추행, 성폭행, 몰카 등과 같은 성과 관련된 기사도 넘치고 있다. 횡단보도를 힘차게 걷는 것이 보기 싫어 차로 받는 것과 같은 묻지마 범죄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곧 무너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낄 정도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해 가는 것 같다. 과거 고도경제성장 시절에는 모든 국민들이 꿈이 있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자리가 계속 늘어나 승진도 빨랐고 부동산 가격 상승 덕분에 집을 마련하면 자산이 늘어나고 높은 금리로 저축을 하는 재미도 있었다. 온 국민이 하면 된다는 자신감 속에서 각자가 소망하는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신바람 나게 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시절이 가버렸다. 경제 성장의 당연한 결과로 더 이상 고도성장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두 자릿수 성장은 옛날 얘기가 되었고 요즘은  2-3%의 성장이 당연시 되고 있다. 정부나 민간 기업이나 더 이상 조직이 늘어나지 않아 과거와 같은 고속 승진이 어렵게 되었고 과거보다 수입이 줄어 무주택자가 집을 마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부동산 가격 침체로 자산이 감소하는 현상조차도 벌어지고 있다. 전 국민이 과거보다 현재가 더 힘들고 사는 것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과거의 열정적인 시대와 비교하면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신바람이 날래야 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 심리적 좌절감이나 박탈감이 온갖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맡은 일에 대한 건전한 열정보다는 불건전한 분야에서 쾌락을 쫒게 만들었다. 온 국민들이 겪고 있는 좌절감을 치유하고 새로운 꿈과 희망, 재미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가 발전해 선진국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2-3%의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과거와 같은 호시절은 다시 오기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리 경제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현 여건에서 어떻게 꿈과 희망과 행복을  찾아 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진국들도 고도성장의 시대를 거쳐 오늘과 같은 저성장의 시대로 진입을 했다. 대공황을 통해 일자리도 없고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을 경험했다. 선진국 국민들이 경험했던 좌절과 그것을 극복한 심리적 과정을 잘 연구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겪는 좌절감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재미없고 희망이 없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다. 로타리나 라이온스클럽, 적십자 등과 같은 봉사단체들이 있고 새마을회, 주민자치위원회, 각종 자원봉사단체, 또 이름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독지가나 후원자 등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손길이 많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그런 봉사나 후원을 하는 아름다운 분들이 있어 이 사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어떤 분이 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바람 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비난을 했지만 요즘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국민들은 신바람이 나면 못하는 일이 없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도의 경제성장, 월드컵 4강 때의 응원 등은 모두 그런 신바람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신바람을 느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신바람 날 때 개인이 행복해 지고 사회가 행복해 지고 나라가 행복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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