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전화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걸려 평생 모은 돈을 날릴뻔한 60대 노인이 우체국 직원의 신속한 도움으로 피해를 막았다.

2일 오후 3시 20분께 초조한 모습으로 예산군 광시우체국에 들어선 김모(62)씨는 텔레뱅킹 가입을 서두르며 정기예금통장에 들어있는 2000만원을 해약해 보통통장에 입금해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우체국 거래가 거의 없었던 김씨가 텔레뱅킹을 이용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는데 무작정 요구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송은진 주무관(사진)은 “요즘 사기전화가 우체국에도 몇번씩 걸려오는데, 혹시 그런 전화 받으신 것 아니세요”하고 물었다.

대답을 회피하는 김씨에게 중도해약시는 사유를 적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거래를 지연시키고 안정시킨 후 “우체국 직원의 말을 못 믿겠으면 파출소에 가서 문의한 후에 해약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설득하니 그때서야 김씨는 자초지종을 털어놨다.

김씨는 “우체국에서 예금통장이 범죄에 이용되고 있어 전화요금이 연체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모든 예금을 해약해 보통통장에 입금 후 안전한 계좌로 송금해야 예금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를 믿고 이미 A은행에 가서 텔레뱅킹에 가입해 전화국 직원을 사칭한 자에게 비밀번호까지 알려둔 뒤였다. 이 사실을 들은 송 주무관은 바로 A은행에 사기신고를 했고, 이미 195만원이 이체됐지만 텔레뱅킹을 해지하고 지급정지해 A은행에 예치돼 있던 1000만원도 지켰다.

김씨는 우체국 직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침착한 응대로 1000만원이 든 예금과 2000만원의 적금까지 모두 날릴뻔한 통장을 받아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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