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던 오른손 투수 셸비 밀러(2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팔 꿈치를 다쳐 올 시즌 메이저리그 신인왕 경쟁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밀러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계속된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팔꿈치를 다쳤다.

1회 다저스 선두 타자 칼 크로퍼드를 맞은 밀러는 볼 카운트 1볼에서 시속 150㎞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크로퍼드는 그대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직선으로 뻗은 타구가 아직 투구 동작이 끝나지 않은 밀러의 오른 팔꿈치를 강타했다.

크로퍼드에게 2루를 내준 밀러는 한동안 마운드에 웅크리고 앉아 고통을 호소했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팀 트레이너인 크리스 콘로이와 함께 마운드를 찾아 밀러를 데리고 내려왔다.

밀러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팔꿈치 타박상을 진단받았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난적으로 꼽혀온 밀러가 주로 쓰는 오른팔을 다침으로써 당분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 만큼 류현진의 수상 가능성이 조금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가운데 두자릿수 승수를 쌓은 투수는 류현진과 밀러 둘뿐이다.

류현진은 3일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시즌 10승째를 거둬 마침내 시즌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밀러는 종전까지 21번 선발 등판해 11승 7패를 기록했다.

승수로는 밀러에 한 단계 밀리지만 류현진은 승률에서는 밀러(0.611)를 크게 앞선다.

류현진은 10승을 거두는 동안 3패만을 당해 승률이 0.769를 찍었다.

류현진은 또 퀄리티스타트(선발 최소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서도 밀러를 압도한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21경기에 선발 출전해 15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투수 중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비율도 71%로,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신인 투수 중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다.

반면 밀러는 선발 출장한 경기 중 43%(21경기 중 9경기)에서만 퀄리티스타트를 남겼다.

한편, 9일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던 제이크 웨스트브룩이 밀러의 부상 탓에 이날 세 번째로 구원 등판함에 따라 류현진의 상대도 바뀌게 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과 격돌할 투수는 트리플A 멤피스 소속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다.

마르티네스는 올 시즌 빅리그에서 불펜에서만 10경기를 소화했을 뿐 단 한 차례도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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