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캐고, 냇가서 물놀이도 놀면서 배우는 생태관광
한지 뜨고 도자기 공예까지… 남녀노소 모두 ‘대만족’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전국의 이름난 산과 바다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여름방학이 한창인 아이들과 어디서 어떻게 휴가를 보낼지 고민스럽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여름휴가 계획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들의 이런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름휴가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7%는 “자녀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주기 위해”라고 답했다.
몰리는 인파를 피해 한적하면서도 편하게 놀면서 배움까지 주는 1석3조의 체험여행을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는 ‘8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전국 5곳의 체험마을을 소개했다.

 


● “맨손으로 고기 잡자” - 남해 문항마을
보물섬 남해의 여름은 뜨겁고 풍요롭다. 지난해 전국 어촌체험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항어촌체험마을은 다양한 체험 활동과 그에 걸맞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이 조금씩 다르다. 여름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개막이, 조개 캐기, 쏙 잡이 등이 인기다. 갯벌 생물을 관찰하거나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 길이 열리는 자연현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현장학습이 된다.
어촌체험 뿐만 아니다. 마을 전체가 거대한 정원처럼 아름다운 원예예술촌, 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모여 사는 독일마을, 1.5㎞에 달하는 해안방풍림인 물건리 방조어부림, 다양한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해오름예술촌, 유배객의 문학과 삶을 조명해보는 남해유배문학관, 탈 전시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드넓은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가 아름다운 상주은모래비치 등 남해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는 끝이 없다. 최근에는 설천면 문의리 산 181-2에 양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남해 양모리 학교’도 들어섰다.

● ‘뗏목타고 물놀이를’- 강원도 인제 냇강마을
강원도 인제군 냇강마을은 풍성한 여름 체험 활동으로 인기 있는 농촌체험마을이다.
민박집에서 주민들과 감자전이나 올챙이국수를 만들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밭에서는 옥수수와 감자를 수확해 맛있게 먹는다. 비석치기, 자치기 등으로 맘껏 뛰어 노는 전통놀이는 컴퓨터·스마트폰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겐 새로운 즐거움을, 어른들에겐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밤이면 반짝반짝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관찰하고, 쏟아질 듯한 별을 바라보며 한여름 밤의 정취에 젖는다. 하이라이트는 마을 앞 냇강에 뗏목을 띄우고 물놀이하는 것이다.
냇강마을에서 체험하는 시간이 끝나면 백담사에 들러 설악산의 빼어난 풍경과 함께 시인이자 스님이며,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을 만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린천을 따라 펼쳐지는 번지점프, 슬링샷, 짚트랙, 래프팅 등 짜릿한 레포츠로 짜릿한 인제 여행을 마무리해 보자.

● “역사가 살아있네”- 양주 맹골마을 
양주 맹골마을은 감악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다. 감악산에 오르면 북한의 개성 땅이 보일 정도로 외진 곳이지만, 마을은 늘 활기가 넘친다.
미술, 유가공, 한지및 칠보공예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곳에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덕이다. 구한말 명성황후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 피난처로 지은 집으로 알려진 양주 백수현 가옥(중요민속자료 128호)도 있어 가족단위 여행이나 휴가지로도 제격이다.
맹골마을만 찾아 간다면 양주를 절반도 보지 못하는 것. 양주관아지는 양주의 역사를 대표하는 곳이다. 정조대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활을 쏜 것을 기념하는 ‘어사대비’, 6.25 전쟁으로 소실된 것을 복원한 ‘양주향교’, 중요무형문화재 2호 탈놀이인 ‘양주별산대놀이 전시관’ 등이 이웃해 있다.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던 회암사와 회암사지박물관, 빛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조명박물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 조개 캐는 재미 ‘쏠쏠’- 고창 하전갯벌마을
전북 고창군의 하전갯벌마을은 국내 최대의 바지락 생산지로, 올해 5월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전지역에 등재된 고창이 자랑하는 갯벌마을이다.
지난 2004년 탐방객을 맞이하기 시작한 이곳에서는 뙤약볕이 두렵지 않다. 트랙터와 연결된 갯벌버스를 타고 드넓은 갯벌 한가운데로 나가 조개도 캐고, 갯벌에 깃들어 사는 생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화와 갈퀴 등 갯벌 체험 도구도 넉넉하게 준비되어있고, 탈의실과 샤워장까지 갖췄다.
고창은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탐방지가 이어지는 곳으로 하전갯벌마을에 주변으로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미당 서정주 시인을 기리는 ‘미당시문학관’과 삼국시대 백제 검단선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선운사’, 1600기의 고인돌이 산재한 ‘고인돌 유적지’와 박물관도 지척이다. 고창 읍내로 가면 고창읍성과 판소리박물관이 있다.

● “직접 도자기 만들어요”- 괴산 조령산마을 
괴산 조령산체험마을은 전형적인 산촌이다. 마을 가운데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눈 닿는 곳 어디나 산이다. 그중 으뜸은 ‘하늘을 나는 새도 쉬어 간다’는 조령산이다. 마을은 그 산 아래 깃들어 있다.
체험 활동의 중심지는 충북도무형문화재 한지장 안치용씨가 수십 년 동안 모은 한지 관련 유물을 전시한 괴산한지체험박물관이다. 이곳에서 한지 공예와 한지 뜨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조령 민속공예촌에 자리한 옹기종기 도예방에서 성형·정형·채색 등을 해보고, 끝으로 마을 옥수수 농장에서 유명한 대학 찰옥수수 수확과 구워 먹기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무더위가 날라가버린 것을 느낀다.
짬이 난다면 조령마을에서 멀지 않은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보물 97호), 드라마 촬영 명소인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의 백두대간생태교육장, 옛 연풍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괴산 연풍향교도 들러보자.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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