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안철수 싱크탱크 '내일' 이사장직 사퇴 - 안, 독자세력화 모색 중 정치적 타격 예상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십고초려' 끝에 영입한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이사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사퇴로 독자세력화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지난 10일 안 의원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 이사장 영입 제안을 받았들였을 당시엔 정책적 부분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그 역할이 정치적 부분으로까지 확대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안 의원 측은 최 교수와의 '결별설'을 적극 진화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12일 일부 기자들과 만나 "(최 교수님이) 가시지는 않았다"며 "최 교수님과 계속 만나며 상의하고 배울 것"이라고 결별설을 부인했다.

안 의원은 최 교수의 사임 배경에 대해 "최 교수님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정치적 이해타산 없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주위에서 해석하다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진보성향 원로 정치학자인 최 교수는 안 의원이 올해 초 미국에 체류할 때부터 염두에 뒀다가 지난 3월 귀국한 뒤 극진히 공을 들여 영입한 '1호' 인물이었다.

지난 5월 22일 '내일' 출범 기자회견에서 최 교수의 영입이 깜짝 발표되면서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최 교수가 당시 회견에서 "안철수 씨가 한국 정치사에 이바지하려면 제3의 정당을 만들어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며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을 '독려'하는 듯한 발언까지 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최 교수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안 의원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최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늘 사람들이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사퇴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이야기했지만 그가 정치권에서 가진 상징성이나 안 의원의 영입 1호 인물이라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안 의원에게 '힘빠지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최근 정국에서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안 의원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인재 영입과 관련해 "차질없이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에 대해 말씀드릴 날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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