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택 이어 역대 두 번째…1시간 22분 50초로 10위

한국 경보의 '에이스' 김현섭(28·상무)이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했다.

김현섭은 1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출발해 모스크바 강변 2㎞ 도로를 9번 왕복한 뒤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에서 진행된 대회 이틀째 남자 경보 20㎞ 결선에서 1시간 22분 50초의 기록으로 10위에 올랐다.

자신이 2011년 세운 한국 기록(1시간 19분 31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현섭은 올 시즌 첫 국제대회에서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섭은 이로써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톱10'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는 2011년 대구 세계육산선수권대회에서도 2시간 21분 17초의 기록으로 6위에 오른 바 있다.

한국 육상 선수 가운데 두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한 것은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1997년 8위·1999년 6위)에 이어 두 번째다.

김현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동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본선에서 17위에 그친 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말 상무에 입대하면서 환경이 바뀐 것도 김현섭의 훈련 흐름을 깨 침체를 깊게 만들었다.

그러나 암중모색의 시기를 거쳐 이번 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다시 한 번 한국 육상의 간판으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해 6월 대표팀에 합류해 50㎞ 선수들과 함께 강훈련을 소화, 약점인 지구력을 보완하며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했다.

이날 레이스도 갈고 닦은 지구력이 돋보였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피치를 올린 선수들 틈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김현섭은 5㎞ 지점에서 선두에 15초 처진 2위 그룹으로 밀려났다.

10㎞ 지점에서 28위로 처지는 등 계속 뒤로 밀리는 듯했지만 후반 들어 오버페이스를 한 선수들이 뒤로 밀려나면서 김현섭의 끈기가 빛을 발했다.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린 김현섭은 마침내 열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는 트랙 위에 쓰러졌다.

한편 김현섭과 함께 출전한 신예 유망주 최병광(22·삼성전자)은 1시간 28분 26초의 기록으로 39위에 올랐다.

베테랑 변영준(29·상무)은 후반까지 중위권에서 페이스를 잘 유지했으나 실격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금메달의 영광은 개최국 러시아의 신예 알렉산드르 이바노프(1시간 20분 58초)에게 돌아갔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걸어간 이바노프는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해 런던올림픽 우승자 천딩(중국·1시간 21분 09초)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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