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주덕읍 미락마을 부녀회장 나가야 미끼씨


사진설명: 충북 충주시 주덕읍 삼청리 미락마을 나가야 미끼(왼쪽) 부녀회장이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마을 어르신들에게 안부인사를 건네고 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등으로 한·일관계 갈등이 고조 되고 있는 요즘, 충주시 주덕읍 미락마을에 일본인 출신으로 6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나가야 미끼씨(49)가 있어 화제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996년 결혼해 일본에서 한국 농촌으로 온 나가야씨는 충주 유일한 결혼이민여성 부녀회장으로서 마을에서 ‘효부’와 ‘억척 농사꾼’으로 통한다.
홀로 된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남매를 반듯하게 키우며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과수원 농사를 비롯해 논밭일을 도맡아서 해내고 트럭 운전에서부터 트랙터 등 웬만한 농기계도 직접 다룰 정도가 됐다.
또한 나가야씨는 마을 부녀회장 역할은 물론, 충주시 등에서 국제 행사가 열릴 때는 일본어 통역사를 자처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마을 주민인 김수구(77)는 할머니는 “체구는 자그마하지만 일을 야무지게 잘한다”며 “마을 주민들에게도 언제나 상냥하게 인사하고 남의 일도 제 일처럼 적극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특히 마을 부녀회원들이 만장일치로 부녀회장으로 뽑아준 것만 봐도 마을에서 나가야씨가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주변의 추천으로 얼떨결에 부녀회장을 맡게 됐다며 겸손해하는 나가야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항상 따뜻하게 대해줘 일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며 “농협 관련 행사나 충주시와 읍사무소의 일도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희 주덕농협 전무는 “외국인으로서 부녀회장 역할을 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특히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마을일을 돌보는 것을 보면 참 대견하고, 이젠 한국사람 다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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