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남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장

“하루 종일 어떻게 교통사고로부터 한 사람의 생명을 더 살리고 사고를 줄일 수 있을 지 고민합니다.”
지기남(56·☏043-298-2131)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장은 지난 5일 취임 후 충북도민의 안전한 교통문화를 위해 부지런히 교통안전 현장을 누비고 있다.
공단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30년째, 지 지부장은 1984년 당시 27세의 나이로 공단에 입사, 예산·기획, 교육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7개 교통방송본부를 개국시킨 특이한 이력 때문에 충북도가 추진 중인 충북교통방송(가칭 충북TBN) 설립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으로 그의 취임에 지역의 관심이 쏠렸다.
1957년 경북 예천 출생인 그는 서울 환일고와 한양대를 졸업했으며, 2008년에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충북(청주)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의 첫 인상을 묻자 “가로수 길에 대한 이미지가 인상에 남는다”며 “교육의 도시라 그런지 ‘정적인’ 부분이 많으나 직원들은 헌신적으로 일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지 지부장이 지휘에 나서고 있는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는 올해에만 1만2800명 이상의 운전자 교육과 12만8000명이 넘는 사회교육 등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시설 개선과 교통신호 기술운영(청주·청원·증평) 등의 활동도 한다.
주된 업무는 교통사고 예방과 감소다.
도로와 자동차 분야에서 이들의 손을 타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각종 운전자 교육에서 교통안전캠페인, 사고 분석, 단속 장비 관리·점검까지 두루 나선다. 단순한 안전교육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지역과 도로의 상황에 대해 진단하고, 각 운전자의 교통안전규정 이행확인 평가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의 이 같은 노력에도 지난해 충북에서 86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280명이 목숨을 잃었다. 16개 광역 자치단체 중 12번째인 성적(?)이지만, 지 지부장은 “중요한 것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경북지역의 통계를 봤는데, 1년에 초등학교 1개 학급, 한 개 면 단위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섬뜩하죠. 도민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부상 덜 당하게 노력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책의 일환으로 공단은 지 지부장 취임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충북지방경찰청, 충북교통연수원, 손해보험협회, 모범운전저회 등 다양한 기관과 정기적인 캠페인·토론회를 여는 등 사고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 지부장은 부산과 광주, 대구, 대전, 인천, 강원, 전북, 전주 등 전국 7개 교통방송본부를 개국시킨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업무를 맡다 ‘언론’·‘홍보’·‘광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언론정보 대학원에 진학, 2008년 석사학위도 받았다.
이런 이력을 가진 그는 충북도가 설립을 추진 중인 (가)충북TBN 교통방송국 개국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도는 빠르면 올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국 설립 허가신청서를 제출, 승인을 받은 뒤 내년에 방송국 터를 매입하고,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설립 작업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지 지부장은 “방송국 세우는 것이 애들 물건 사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단순히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부지, 예산, 인력 등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협조 없이는 힘들다는 것. 현재 제주·경북지역의 교통방송 설립이 추진 중이라 충북이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게 지 지부장의 설명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한 해 방송국 2개 이상 설립은 힘들죠. 타임스케줄을 보면 결국 경북이 먼저 끝나야 충북이 논의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강원의 경우 원주시장이 적극 뛰어들고, 시가 부지를 무상으로 주겠다고 시의회의 연명서까지 만들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가 도민들의 의지를 모아 적극적인 설립의사를 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공단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방송국 허가신청·예산·인력·방송국 부지)을 함께 협력해 추진하면 설립기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충북지부의 시설과 인원이 더 확충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지 지부장은 “경제규모 향상으로 교통의 양적 측면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충북지역도 올 상반기 교통사고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라며 “충북지부도 이에 맞춰 시설과 인원이 다소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그만큼 교통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
“요즘 ‘복지의 질’이 트렌드인데요. 교통사고로부터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가장 큰 복지가 아닐까 합니다. 지역주민들이 교통안전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항상 열려있는 사업을 펼치겠습니다.”
▶글/이도근·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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