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계주도 석권…최초 두 차례 3관왕

 

'볼트의 시대'는 2013년 모스크바에서도 이어졌다.

1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아흐레간 이어진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는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7로 우승한 볼트는 18일 200m 결승에서도 19초66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이튿날 남자 400m 계주에서도 자메이카 대표팀을 이끌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볼트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최초로 단거리 3관왕에 두 차례나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볼트는 또 이번 대회까지 통산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역대 최다관왕으로 등극했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따낸 두 개의 은메달까지 포함하면 미국의 칼 루이스(금메달 8개, 은·동메달 각각 1개)를 넘어서 세계대회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됐다.

아직 볼트를 위협할 적수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는 데다, 2015년과 2017년 세계대회까지 출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터라 볼트의 '위대한 여정'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볼트는 단순히 가장 좋은 성적만을 거둔 것이 아니라, 트랙에 설 때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팬들을 휘어잡는 특유의 쇼맨십도 여전해 자신이 왜 최고의 스타인지를 증명했다.

볼트가 굵은 빗줄기를 뚫고 1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골인하는 순간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번쩍인 장면은 이런 볼트의 스타성을 상징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거듭된 도핑 파문으로 몸살을 앓던 국제 육상계도 볼트의 활약이 전 세계의 시선을 잡아당기면서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볼트 외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스타들이 여전한 기량을 선보인 무대이기도 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고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6년 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정상에 올라 홈팬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겼다.

고국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를 끝으로 필드를 떠날 예정인 이신바예바는 "결혼과 출산 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며 부활을 선언했다.

여자 단거리에서는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자메이카)가 3관왕에 올라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5,000m와 10,000m를 제패한 남자 장거리의 스타 모하메드 파라(영국) 역시 이번 대회 가장 눈부신 빛을 뿜어낸 스타로 꼽을 만하다.

이 밖에도 남자 원반던지기 3연패를 이룬 로베르트 하르팅(독일), 여자 포환던지기 4연패를 달성한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 런던올림픽에 이어 남자 마라톤을 제패한 스티븐 키프로티치(우간다) 등 스타들의 녹슬지 않은 기량이 빛났다.

반대로 기대를 저버리고 주저앉은 스타들도 있다.

역대 최다 금메달에 도전한 여자 단거리의 앨리슨 펠릭스(미국)는 200m 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허벅지를 다쳐 결승선을 통과하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트랙을 떠났다.

메달밭으로 꼽히던 여자 1,600m 계주에서 러시아에 밀려 8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온 미국 여자 계주팀도 몰락의 주인공으로 꼽힐 만하다.

2년 전 대구에서 정상에 오른 여자 100m 허들의 샐리 피어슨(호주) 역시 올해는 브리애나 롤린스(미국)에게 패권을 넘겨줘야 했다.

물론, 가장 허무하게 떨어진 별들은 아예 세계대회 무대조차 밟지 못한 째 퇴장한 스타들이다.

도핑 파문에 휩싸여 명예까지 잃어버리고 대회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은 남자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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