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이상 버스이동에 컨디션 난조 우려"

아시아 챔피언을 노리는 프로축구 FC서울을 겨냥한 중동의 텃세가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서울 구단에 따르면 서울 선수단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제다에 있는 호텔을 숙소로 배정받았다.

문제는 경기장인 메카의 킹 압둘 아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과 숙소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경기장과 숙소의 직선거리는 110㎞ 정도이지만 실제 이동 경로는 140㎞를 훌쩍 넘는다는 게 서울 구단의 설명이다.

서울은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선수단이 버스로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이 두 시간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수들이 차 안에 앉아 오래 이동하면 몸이 굳어 실전 감각이 현격히 떨어진다.

지루해서 잠이 들었다가 깨거나 구부리고 있던 관절이 덜 풀리면 컨디션 난조가 오면서 부상 우려까지 커진다.

더위를 막기 위해 가동되는 차 안의 에어컨도 컨디션을 흔들 수 있는 위협 요소다.

원정에 나서는 프로축구 선수단이 경기 전날 경기장 근처로 이동해 숙박하는 것은 이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다.

서울은 지척에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 때도 교통체증으로 이동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근처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 구단은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알아흘리의 숙소 배정이 강력한 텃세의 하나라고 의심하고 있다.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 전날에 열리는 공식훈련도 실전 경기장에서 열리는 까닭에 서울의 근심은 더 크다.

서울은 숙소를 옮겨달라는 공문을 AFC에 보냈으나 숙소 이동을 강제할 규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AFC는 경기장과 숙소의 거리를 30㎞ 이내로 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는 없다.

 서울 관계자는 "이미 선수단이 도착해 여장을 풀었으니 현지에서 차선책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 2011년 알이티하드(사우디)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8강전 때도 텃세에 시달렸다.

경기 운영 측이 한국 교민 응원단에 표를 팔지 않으려고 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선수들은 호텔에서 식당을 내주지 않는 통에 투숙객들이 오가는 로비에서 칸막이를 치고 밥을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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