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한상의 회장 취임…"기업인 사회적 지위 높이는 데 주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추진되는 데 대해 법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더 유연한 해결책을 찾자고 주장했다. 기업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규제가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21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회장 자리에 박 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박 회장은 선출된 뒤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대한상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박 회장은 먼저 저성장 기조 지속과 양극화 심화, 기업에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한상의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상공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법과 원칙, 사회의 신뢰라는 테두리 안에서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고 박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기업 스스로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압축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용인되던 잘못된 행동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 솔선수범하고, 사회는 그런 기업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게 대한상의의 시대적 소명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과 관련해서는 소통을 통한 유연한 해결책을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추진의 단초를 상공인들이 제공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입법과 규제 이전에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 법제화나 규제를 하지 않고도 현명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새로 바뀐 경제의 패러다임에 발맞춰 정부 정책에 부응해 나가겠다는 뜻도 비췄다. 변화된 패러다임으로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성장,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발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을 꼽았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라고 꼽았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의 관건인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라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경기 상황을 꼬집었다.

지난 12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이후 전국을 돌며 지방상공인들을 만난 박 회장은 상공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이 통상임금문제와 발목이 잡혀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통상임금문제를 전원합의체에 올린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며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빨리 개정돼 2조3천억원의 투자가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창업주인 고 박두병 전 회장(1967∼1973), 전문경영인 정수창 전 회장(1980∼1988), 박용성 전 회장(2000∼2005)에 이어 두산그룹 회장으로서 4번째 대한상의를 이끌게 됐다. 일단 2015년 4월까지 손경식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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