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323회 임시회가 열린 26일 시의회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임시회에 상정된 ‘청주시 공직비리 근절 대책 수립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요구’ 건에 대한 시의회 통과 여부 때문이었다.
이 때문인 듯 의원들도 임시회 첫날부터 움직임이 분주했다.
사안이 예민하고 시민들의 관심이 쏠린 의안이어서 의원간 의견을 조율하느라 바쁜 모양이라고 내심 생각했다.
하지만 기자의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을 알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회에서 마주친 한 시의원에게 공직비리 행정사무조사 요구 건 통과 여부를 묻자 “의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의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오늘이 청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선출하는 날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국 예결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예결위원들에게 눈도장이나 찍자는 다분히 정치적인 움직임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였던 것이다.
이토록 시의원들이 예결위원장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9대 시의회 임기와 함께할 이번 예결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예산 편성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 중의 요직이기 때문이다.
예결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예산 편성권한이 막강해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도 내년 선거를 앞둔 시의원들로서는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12명의 예결위원 가운데 5명이나 위원장 자리에 도전한 것만 봐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결국 시의회는 이날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예결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사였던 공직비리 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는 찬성 9표, 반대 16표, 기권 1표로 부결시켰다.
16석으로 원내 1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시의원들이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는 한 시의원의 말이 진정한 의정활동이 무엇인지를 간과한 시의원들의 현 주소를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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