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전성시대 … ①


다양한 연령층 영화관 찾아… 총관객 1억5천만명 육박
8월 관객 2000만 돌파… 연말 총 관객 2억 넘어설듯

지난 26일 서울의 한 극장. 낮 시간이지만 관객들이 심심치 않게 몰리고 있었다. 매표소에 걸린 영화들은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을 제외하고 대부분 한국 영화.
남자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온 대학생 최아름(20)씨는 “매주 한 번 정도는 영화를 보러 온다”며 “1천 원이 올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이나 TV도 보지만 친구들과 이야기하기에는 영화가 편하다”며 “요즘 한국영화 히트작 등을 자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극장가로 관객이 몰리고 있다. 8월 26일까지 총 관객 수는 1억 4361만 명이나 들었다.
CGV를 비롯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이 표 값을 1만 원으로 올렸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처럼 영화관에 관객이 몰리면서 한국영화는 다시없는 풍년을 맞고 있다. 연초부터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더니 누적관객 400만 명이 넘는 영화만 8월까지 8편이 나왔다.
● 영화 관객의 급증
2010년 1억 4천775만을 동원하며 저점을 찍고 나서 2011년부터 영화 관객은 해마다 증가했다.
2011년 역대 최대인 1억5972만 명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이보다 21.9% 늘어난 1억9489만 명을 동원했다. 지난 26일까지 총 관객 수는 1억4361만 명. 월평균 1800만명 정도가 든 점에 비춰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억 관객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2009년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이래 2010년 1조 1572억 원, 2011년 1조 2357억 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1조 4551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어렵지 않게 1조 5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GV·롯데·쇼박스 등 3대 극장체인이 주말 영화관람료를 1만 원으로 올린 지난달 25일 이후 관객은 되레 늘어나는 기현상마저 보였다. 8월 관객은 지난달보다 700만 명 이상 급증했다.
1281만 명을 모으며 올해 한국영화 최고 히트작으로 떠오른 ‘7번방의 선물’
● 왜 영화 관객은 비약적으로 증가할까?
불황으로 어려워진 문화예술계에서 이렇게 영화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영화 관객의 이러한 급증은 인접 분야와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주요 출판사 79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출판사 매출액은 5조 6천억 원 규모로, 전년(5조9109억 원)보다 4%가량 줄었다.
애니메이션 분야도 작년 258억 원 규모(상장사 기준)로 전년의 2164억 원보다 3.8% 하락했다. 대중음악 분야가 조금 늘었지만, 영화에 비하면 증감 폭이 높지 않다.
이처럼 산업 자체는 불황에 허덕이지만, 국민이 오락·문화에 대한 투자하는 비용은 조금씩 느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락문화에 대한 국민의 평균소비액은 14만 3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문화에 대한 평균소비액이 이처럼 점증하는 가운데 영화가 공연 등 인접 예술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택이 크다.
실제로 영화는 주말 가격을 기준으로 1만 원 정도다. 하지만 뮤지컬은 5만~14만 원, 연극은 3만~6만 원, 콘서트도 10만원을 호가하는 등 영화보다 월등히 비싸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수준을 보여주는 덕택에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다는 분석이다.
홍보대행사 흥미진진의 이시연 대표는 “탄탄한 이야기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며 “특히 올해 들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 한국영화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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