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극 31일 첫 방송

오현경과 조성하  '최고다 이순신'이 떠난 자리를 이번에는 왁자지껄한 가족들이 채운다.

KBS 2TV 주말극이 여성 주인공의 성장담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 가족의 모습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것도 '소문난 칠 공주', '수상한 삼형제' 등의 히트작에서 호흡을 맞춘 문영남 작가와 진형욱 PD가 의기투합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왕가네 식구들'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진형욱 PD는 "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는 역지사지의 메시지가 드라마의 가장 큰 주제"라고 소개했다.


진 PD는 "'처월드'의 시련을 겪는 사위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드라마에 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목에 '가족'이 아닌 '식구'란 표현을 쓴 이유를 묻자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라 부르는데, 사위나 며느리를 식구로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라고 생각해 단어를 택했다"고 답했다.

50부작으로 예정된 '왕가네 식구들'은 왕봉(장용 분)과 이앙금(김해숙 분) 부부의 다섯 자녀와 세 사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 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처월드'에서 생활하는 사위들을 중심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늙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연어족',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 등 현재 한국 사회 다양한 가족 문제를 돌아볼 계획이다.

우선 장용과 김해숙이 드라마의 중심인 '왕가네'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분한다. 환갑이 넘어서도 여전히 자녀들 건사에 정신이 없는 서글픈 부모다.

장용은 "드라마가 끝날 때 자식들이 잘된다면 끝까지 '봉' 노릇을 할 용의도 있다. 시청자와의 약속인 만큼 반년 간 아무 사고 없이 건강하게 촬영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해숙은 "이앙금 이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앙금이 많고, 그걸 많이 풀어가기도 하는 인물"이라며 "시청자를 웃고 울리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첫째딸 왕수박과 남편 고민중 역할은 오현경과 조성하가 맡는다. 고민중의 사업이 망하면서 부부는 왕가네 '식구'로 들어간다.

오현경은 "왕수박은 자신을 예쁘게 꾸미는 것밖에 모르는 인물"이라며 "시청자에게 욕을 많이 먹겠지만 그만큼 점차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을 위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연기해보니 신데렐라가 참 좋긴 한데, 그만큼 힘든 일도 있는 것 같다. 12시가 지나면 집에 돌아가야 하니 그때를 대비해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고 소신을 보였다.


조성하는 "젊은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정말 '쫄깃쫄깃'하다. 장모님과의 눈빛 교환을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처월드'의 중심에 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눈물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눈물 흘릴 일이 많다. 문 작가께서 숙제를 많이 내주셨다. 뒤늦게 눈물 연습을 쉼 없이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둘째딸 호박과 남편 허세달로는 이태란과 오만석이 분한다. 생활력 최강의 호박과 무능력한 허세달이 코믹하면서도 서글픈 대비를 이룬다.

이태란은 "조건보다 사랑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열심히 살지도 않고 허세만 부리는 남자와 실제로 결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극중 남편을 생각하면 벌써 한숨만 나온다"며 웃었다.

그는 SBS '결혼의 여신'과 함께 주말극 두 편에 출연하는 점에 대해서는 "정반대 캐릭터라 연기에 어려움은 없다"며 "원래 20부작이었던 '결혼의 여신'이 늘면서 어쩔 수 없이 겹치게 됐다. '왕가네 식구들'이 워낙 좋은 작품이고 작가님이 호박 역할을 꼭 내가 맡아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출연을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오만석은 "워낙 코미디 연기를 좋아해 하고 싶었다"며 "나 스스로 자신을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한심한 인물이다"라고 배역을 소개했다.

셋때딸 광박으로는 이윤지가, 그의 연인 최상남으로는 한주완이 분한다. 드라마 속에서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윤지는 "이번 드라마가 정말 너무 큰 기회가 될 것 같다. 제작진을 보면 이미 '광' 한장을 얻고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주완도 드라마 승선 비결을 묻자 "오디션 마지막에 너무 떨려서 '문 작가님 예쁘세요'라고 말했었다(웃음)"며 "너무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전교 1등 넷째딸 해박은 문가영이, 전교 꼴찌 막내아들 대박은 최원홍이 맡았다. 여기에 집안의 최연장자 왕봉의 어머니 안계심으로는 나문희가 분한다.

이 밖에도 고민중의 아버지와 여동생으로 노주현과 김미라가, 허세달의 엄마와 여동생에는 이보희와 강예빈이 출연한다. 상남의 아버지로는 이병준이 나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조성하, 오만석, 한주완은 작품이 첫 방송에서 시청률 30%를 넘으면 걸그룹 크레용팝의 히트곡 '빠빠빠'의 댄스를 시청자에게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장성환 KBS TV본부장은 "왕가네 식구들의 따스한 모습이 어려운 경제 등으로 힘든 시청자들께 큰 위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31일 오후 7시55분 첫 방송.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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