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교수(영동대학교 도시행정학과)

산림벌채, 농업, 화학폐기물과 같은 비에너지분야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37% 수준이다. 그러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9%에 불과하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교통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20%이나, 미국은 30%이상이다. 건물 또한 세계적으로는 17%이지만, 미국에서는 32%에 달한다. 결국 선진국에 있어 건축물과 교통의 조합은 어바니즘의 도전에 약 2/3에 해당한다. 이것이 우리가 도시에 주목해야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약 섭씨 2도만 기후를 낮추려 해도 선진국은 2050년까지 1990년 당시 탄소보다 80%를 줄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인구증가를 반영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을 기준으로 현재 수준 대비 12%의 탄소만을 방출해야 한다. 이를 12%의 도전이라 한다.

 남아있는 석유매장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절박한 위협이며 잠재적으로 파국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다음 세대에 직면할 또 다른 과제는 중산층의 계층화와 빈곤화이다. 미국의 경우 중산층의 소득은 지난 10년에 비해 2천불이상 감소했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에너지비용의 상승에 대비해야 하고 또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주택규모의 조정도 필요하다. 보다 간소한 형태의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 단지 에너지원과 그 절약방법만이 아니라 도시계획과 문화,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요구된다.

우리의 삶과 건축물, 마을, 도시의 현안은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경제적, 환경적 도전이 되고 있다. 도시는 녹색이다. 녹색은 토지, 자동차 운행, 에너지, 탄소배출량을 훨씬 적게 소모한다.

에너지 절약은 현재에도 가능하다. 먼 교외에 위치한 대형주택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근린지역에 이사와서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연립주택에 살게 될 경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적합한 연립주택과 근린 환경을 여하히 제공하는가가 문제이다. 절약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출하는 것이다. 어바니즘과 보전은 우리가 12%의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어바니즘에 대한 계획없이 기후변화와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은 실현 불가능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의 해결책이 교외와 도시의 대립일 필요는 없다. 지속가능한 지역형태로 융합을 필요로 한다.

보다 압축적이며 보행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어바니즘은 기반시설에 대한 현재의 투자방식, 재정, 용도지역제, 공공정책을 자연스럽게 개선하게 된다. 어바니즘은 대부분의 재생가능한 기술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에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어바니즘은 저탄소 미래의 근간이며 최소비용 선택의 기초가 된다.


이를 위해 토지소비를 줄이고 농경지, 공원, 주거지 및 보전공간을 늘려야 한다. 시가화면적을 최소화하여 개발비용을 줄이고 최소의 도로, 공급처리시설, 서비스 유지관리의 비용도 최소화 해 나가야 한다. 개인공간의 축소에 따른 커뮤니티 공간의 확장은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어바니즘의 구현방식이다.

녹색도시 어바니즘은 교통체증과 이에 따른 가스배출량, 도로건설과 유지비용을 줄인다. 사고율을 줄이며 공기가 깨끗해지고 사람들을 더 많이 걷게 하고 자전거 이용을 통해 운동을 할 수 있게 하여 건강유지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보행이 늘어나면 안전한 근린이 조성되고 커뮤니티의 유대도 높여준다. 녹색은 우리 도시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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