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연구팀이 줄기세포로 미니 인간 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오스트리아 과학원 분자생명공학연구소의 위르겐 크노블리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9주가 지난 태아의 뇌와 크기가 같은 완두콩만한 미니 인간 뇌를 만들어냈다고 영국의 BBC뉴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지극히 초기 발달단계에 해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삼라만상 그 어느 것보다 복잡한 구조를 지닌 인간의 뇌를 줄기세포로 만들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초기단계의 뇌를 2개월만에 4mm 크기까지 자라게 했다. 이 미니 뇌는 9주가 지난 태아의 뇌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특수 부위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미니 뇌의 각 조직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배측피질, 전전두피질, 전뇌, 배측전뇌, 해마, 맥락얼기, 미성숙 망막 등이 구분되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발달하는 배아의 뇌는 대뇌피질이 전면에 있고 배측전뇌가 그 아래에, 그리고 그 뒤쪽에 중뇌, 소뇌, 뇌간이 위치하지만 이 미니 뇌는 공간조직이 이 처럼 구분돼 있지 않았다.

이 미니 뇌는 거의 1년 동안 생존했지만 2개월 후부터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산소와 영양소를 더 깊은 조직까지 공급할 혈액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미니 뇌는 뇌의 초기 발달 모형으로 뇌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크노블리히 박사는 말했다.

미니 뇌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연구팀은 우선 배아줄기세포를 성장인자들에 노출했다.

그러자 미니 세포구가 형성되고 신경조직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이어 이를 영양소와 함께 틀이 될 수 있는 작은 젤 단백질 방울 속에 심었다.

젤 단백질 방울 속에서 어느 정도의 크기로 자라자 이를 다시 플라스크에 옮겨 생물반응기로 회전시켜 산소와 영양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했다. 2개월이 되자 이 미니 뇌는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이 모든 과정을 재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번에는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한 소두증(小頭症) 환자의 피부세포를 채취,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기능을 지닌 iPS로 환원시킨 다음 같은 과정을 되풀이 했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했을 때 보다 iPS는 분열이 빨리 끝나 전체적인 줄기세포의 수가 적었고 따라서 전체적인 뇌의 크기도 더 작았다.

연구팀을 이끈 크노블리히 박사는 아주 초기단계의 뇌를 만들었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 보다 더 큰 뇌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온라인판(8월28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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