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을 앞둔 도내 중소기업들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충북지역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추석을 앞두고 매출 감소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가 도내 7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자금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52.6%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기업은 10.5%에 불과했다.
도내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추석자금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자금난을 겪는다는 기업들이 꼽은 원인(중복응답)으로는 '매출 감소'가 62.1%로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 지연' 58.6%, '원자재 가격 상승' 39.7%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을 지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업체당 평균 2억6690만원으로 조사된 반면 확보 가능 자금은 1억7590만원에 그쳤다.
매출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데다 판매대금 회수마저 부진, 경영난을 더욱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 업체들은 부족 자금 확보 대책으로 '판매대금 조기회수'(41.2%), '은행차입'( 17.6%), '결제대금 지급연기'(13.7%) 등을 들었다.
'대책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도 15.8%에 달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인 판매대금 조기 회수는 말 그대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판매대금 회수 부진이 경영난을 심화시키는 주원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판매대금 조기 회수를 통해 추석자금을 확보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은행 차입과 결제대금 지급 연기도 녹록한 일은 아니다.
대책이 없다고 말한 15%의 중소기업 외에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뚜렷한 대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도 28%에 달한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내수 부진에 따른 영업활동 위축이 가장 크다는 게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의 설명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같은 경영난이 비단 추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장기적인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들의 영업활동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 입장에선 체감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일시적인 자금 지원을 넘어, 내수 활성화를 통한 근본적인 경영난 타개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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