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한 보험사의 가입권유 광고에서 나오는 말이다. 보험 가입 시 아무것도 묻지 않고 보험금 지급 시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보험사기 피해액이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보험사기 적발현황에 따르면 2012년 보험사기 피해액은 4533억원으로 2011(4237억원)보다 296억원(7%)이 증가했다. 적발인원도 72333명에서 1848명이 늘어난 83181명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사기수법도 집단적이고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819일 경찰에 붙잡힌 보험사기단은 모두 26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차량을 렌트한 뒤 서로 사고를 내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한 60대 남성은 청주·청원지역 병원을 18곳을 전전 하며 4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일반병원에서 확인하기 힘든 병명을 내세워 지능적으로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험사기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보험사가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는 것. 처벌도 비교적 경미하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아무리 큰돈이라도 처벌은 경미해 재범률이 높다.
최근 이 같은 보험사기가 잇따르면서 정부도 강력한 대책을 내놨지만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험사기 급증을 유발한 것은 보험사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기는 과열된 보험사들의 가입경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묻지도 않고무분별하게 가입자를 받았고 따지지도 않고보험금을 지급해 생긴 현상이라고 꼬집고 있다. 보험사기 예방은 엄격한 보험사의 심사가 있어야만 예방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앞으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가입권유보다는 엄격한 가입 심사와 까다로운 지급심사로 보험사기를 예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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