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김화석교육국장

충북도교육청 교육국장에 김화석(56·☏043-290-2018) 전 청주교육장이 부임했다.
최근 수년간 교육국장에는 퇴직을 1~2년 앞둔 고참들이 임명됐지만 ‘젊은 국장’ 등장으로 충북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임기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김 국장의 임명을 비롯한 이번 인사는 충북교육의 분위기를 쇄신해보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도교육청 교육국의 모든 과장들이 교직생활에서는 김 국장보다 선배여서 부담감을 가질만하지만 그는 이미 장학사 시절부터 빠른 승진을 거듭해오며 조직생활에 익숙하고 누구보다 현명하게 자리에 걸 맞는 역할을 다해왔다.
이 자리에 오기 전부터 진천교육장, 청주교육장 등을 거치며 지역교육의 수장 역할도 해왔던 터라 어떻게 보면 이미 준비된 교육국장 이라 할 수 있겠다.
자리에 연연하며 권위를 내세우면 ‘젊음’이라는 것이 독이 될 수 있겠지만 김 국장은 누구보다 겸손하다.
“2년 전 진천교육장으로 발령이 났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교장들이 대부분 선배였기에 부임하기 전 교육장이 아닌 후배로서 모든 선배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었지요. 권위를 내세우고 지시하며 명령하면 부딪히겠지만 평소 많이 듣고 부탁하는 자세라면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그렇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1981년 괴산 송면중에서 교편을 잡은 김 국장은 장학사 시험 응시자격(교직 18년)이 되던 1999년 주변의 권유로 전문직에 응시했고, 한 번에 통과해 그해 9월 진천교육지원청에서 장학사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김 국장은 “장학사의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내리쬐는 태양 아래 남이 드리워준 그림자 속에서 쉴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며 “주위 모든 분, 나를 알아주는 분들의 가르침과 보살핌 덕분에 과분한 책임을 맡게 됐음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김 국장이 교직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그를 이끌어 준 초·중학교 시절 선생님의 사랑 때문.
그는 감물초 재학 시절 6학년 담임이었던 이영준 선생님을 떠올렸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깡촌에 사는 저에게 회초리를 해오라고 지시하셨고, 저는 곧고 단단한 물푸레나무를 해다 드렸지요. 반장이었던 저는 반 아이들이 떠들어서 대표로 제가 만들어 온 회초리로 종아리를 호되게 맞았는데, 그 이후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위로해주시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왜 아프다고 엄살 부리지 않았느냐’며 약을 발라주셨습니다.”
종아리를 맞아 아픈 기억보다는 약을 발라주시던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이 더욱 선명하다.
중학교 시절에는 유독 국어를 잘했던 그를 늘 칭찬해 주던 윤재문 선생님의 사랑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선생님의 사랑, 따듯한 칭찬의 말 한마디가 결국 그가 교직의 길을 걷도록 이끈 것이다.
한 학교를 책임져야 할 교장에서, 한 지역을 책임지던 교육장으로, 이제는 충북도내 전체를 아우를 교육국장이 된 그는 학창시절 선생님의 사랑을 떠올리며 충북교육의 발전을 위해 그 사랑을 실천할 때다.
“교실로 가는 길, 교실 문을 여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순간만이라도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나의 말보다는 아이들의 말을 더 많이 듣고,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늘 한다”는  김 국장은 “삶의 가치 가운데 최고로 추구하는 것은 결국 행복이고 행복으로 가는 길은 가족·사제·선후배·이웃 간에 사랑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임성숙(52·양청중 교사)씨와 1남 1녀.
“장애학생의 코를 선뜻 닦아주지 못하고 있는데 옆 친구가 거리낌 없이 ‘아이구’하며 닦아주는 모습을 보고 쇠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을 아직도 지울 수 없습니다.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착하고 선생님보다 훌륭한 학생도 많다는 데 저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글/오상우·사진/임동빈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