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일관제철사업에 9조9천억 투자…차세대 차소재 등 개발

현대제철 3고로(高爐)가 마침내 쇳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7년간 9조9000여억원을 투입한 일관제철사업을 마무리함으로써 연산 1200만t 규모의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를 완성했다.

현대제철은 13일 충남 당진 송악읍 당진제철소 제3고로공장에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엔지니어링 주관업체 폴워스사 마크 솔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진제철소 3고로 화입식(火入式)을 했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해 약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왔다"며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향한 도전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고로는 기존 1·2고로와 같은 내용적 5250㎥, 최대 직경 17m, 높이 110m 규모로 연간 400만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 순수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 1·2고로 건설에 6조2300억원, 3고로에 3조654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제철은 고로 부문 연산 1200만t 체제를 구축, 기존 전기로(연 1200만t)를 더해 총 2400만t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고로에서 나온 조강은 자동차 소재인 열연 850만t, 선박 소재인 후판 350만t으로 구성된다.

세계철강업체 순위에서 2006년 31위였던 현대제철은 2010년 20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3고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올해 이후에는 세계 11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3고로 가동으로 연간 8조9천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현대제철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상(쇳물)-하(제품) 공정의 불균형으로 연간 2천만t이 넘는 소재용 철강재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일관제철소 완성의 생산유발효과는 건설과정 21조3천240억원, 고로 운영과정 24조5570억원 등 45조88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로 가동 첫해인 2010년 내판재, 섀시용 강판 전 강종 등 49종을 개발한 현대제철은 2011년 외판재 13종과 고강도강 등 22종, 지난해 100-120K급 초고장력강 등 10종을 개발했다.

올해부터는 강재 변형을 억제한 내시효 외판과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신강종 개발에 나섰다.

내시효 강판은 12개월의 시효 보증을 요구하는 미주·유럽 외판 물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진제철소는 철광석·유연탄 등 제철원료를 밀폐형 컨베이어벨트로 하역·이송·보관해 먼지·소음을 차단하는 친환경 제철소로 설계됐으며, 자동차가 철스크랩으로 재활용돼 현대건설·현대엠코의 건설용 자재로 쓰이는 자원순환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제철원료 저장도 최대 도쿄돔 크기의 밀폐형 저장돔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12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착공한 철분말공장(연산 2만5000t)을 내년 2월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당진제철소 내 23만6000여㎡ 부지에 1조원을 투자해 정밀압연설비를 갖춘 특수강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철분말소재는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던 물량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의 소재로 쓰여 고강도·내마모성이 요구되는 특수강은 대표적인 고부가제품으로 지난해 국내 수요의 30%(231만t)를 수입에 의존했다. 현대제철은 연산 100만t 규모의 고품질 특수강을 생산할 계획이다.<당진/홍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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