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학교 교수)

  오늘날의 사회를 우리는 고형화사회라고 한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사회라고도 한다. 현대 사회는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화 사회로 바뀌어 가는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가 더욱 발전하면 지식화 사회로 바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를 보아도 모든 것이 디지털 기기의 지배를 받고 있다. 우리 주변은 온톤 디지털 기기의 홍수속이다. 현대인의 손에는 스마트 폰이 항상 쥐어져 있다. 휴대를 하고 다니는 전화기(Phone)가 아니라 소형 컴퓨터(Computer) 이다. 이런 디지털 기기의 홍수속에 알게 모르게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치열한 삶속에는 사람의 감정이 내재되어 있어 타인을 좋아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각박한 세상에 정이 그립기도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산다. 흐르는 강물을 거스르는 삶은 쉽지 않은 거친 삶임을 알기 때문이다. 행복하고 편안한 삶은 순리를 역행하지 않고 따르는 삶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미워할 수 밖에 없고 심하면 살인을 머금는 최악의 순간을 맞기도 한다. 이러한 인생사가 결코 길지 않다. 백세장수시대(百歲 長壽時代)라고 하나, 어른들 이야기 들어보면 눈 깜빡 할 사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 하루살이처럼 느낄 수 있는 짧은 세상을 미워하면서 살면 되겠는가? 그래서 오늘은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인간의 감정의 이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자.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어원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사랑(love)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인류에게 보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특히 미움의 대립된 개념으로 볼 수도 있으나 근원적인 생명적 원리로는 그러한 것도 포함한다. 사랑이란 아끼고 위하며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으로 가장 따뜻한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또한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가슴을 가진 사람 그리고 영성(靈性)을 갖춘 사람이 서로 유대 또는 사귐을 갖는 것이고, 그것들을 이어가는 마음이 곧 사랑이다. 한국인들이 관례적으로 정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이런 면에서 뜻깊은 의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사랑은 에로스로 육체적 사랑에서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동경 충동을 포함한다. 그리스도교에서의 사랑은 아가페로 인격적 교제와 신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며 인생 최고 가치로 삼아 자기희생에 의하여 도달 된다 믿었다. 따라서 사랑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힌두교에서는 카마, 유교에서는 인(仁), 불교에서의 자비 등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되어진다.

  이제 낼모레면 추석이다. 반가운 혈육과 이웃과 친구를 만나 행복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절이다. 이번 추석에는 남북한이 하나되는 이산가족 상봉의 사랑행사도 추진되고 있다. 7100만 한민족(韓民族)이 모여 행복을 나누는 즐거운 명절이었으면 한다. 우리 민족만의 이산(離散)의 아픔이 영원히 해결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하지만, 남과 북이 만나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개인과 개인간의 감정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데 남과북의 분단에 대한 민족간 감정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서로 대화하고 노력하고 꾸준히 사랑하여 지구촌 유일의 분단민족이 조속히 없어지기를 바라며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는 살면서 가장 커다란 복수가 미운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란 사실을 안다. 하지만 쉽지 않고, 보통사람은 할 수 가 없다. 최후의 순간 혹은 해탈(解脫)의 경지에 오른 휼륭한 성인(聖人)과 성자(聖者)만이 베풀 수 있는 삶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은 이런 선인들의 진정한 사랑을 배워야하고 노력하고 베풀며 살아야 한다. 즐거운 추석 명절 형제와 가까운 이웃이 만나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그 동안 서운했던 앙금을 사랑으로 풀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미워하는 감정은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타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미움에 대한 가장 커다란 복수가 내 마음속 용서임을 느끼고 진정으로 사랑하기 바란다. 앞으로는 미운 사람을 마음으로 용서하고 내가 아니 우리가 함께 승자가 되는 행복한 여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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