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억원에 양도…전자재료·화학 등 첨단 소재사업 집중투자

제일모직이 직물·패션 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고 첨단 소재기업으로 변신한다. 직물사업으로 창업한지 59년만이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소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직물·패션 관련 사업 일체를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1일자로 관련 자산과 인력 등을 모두 에버랜드로 이관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패션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전자재료·화학 등 소재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세계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은 이미 소재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업체인 독일 노바엘이디를 인수해 첨단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화했다.

1954년 창업과 함께 직물사업을 시작한 제일모직은 1970년대 말 패션사업, 1990년대 화학사업에 진출했으며, 2000년부터는 전자재료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제일모직은 소재사업과 패션사업 간의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업분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패션사업 양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세계적인 수준의 패션 디자인 역량을 기존 사업에 접목함으로써 사업의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결합해 아웃도어·스포츠·패스트 패션 등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김봉영 사장은 "패션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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