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메마른 날씨'…포자 형성 안돼 수확 급감 - 1㎏에 40만원 호가…10월 중순 채취 끝날 전망

올여름 고온 현상과 가뭄, 이달 초까지 이어진 늦더위로 속리산과 월악산 등 충북지역 산림에서 야생 버섯 구경하기가 어렵다.

29일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 생송이 영농조합법인(대표 정의수)에 따르면 회원 40여 명은 추석 전인 15일부터 버섯채취를 시작했다.

회원들은 새벽 3시부터 하루 평균 10시간 동안 월악산을 타며 송이 채취를 하고 있지만, 열흘 동안 고작 50㎏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회원 1명이 5~10㎏을 채취할 정도로 풍작이었지만, 올해는 혼자서 1㎏을 채취하기도 버겁다.

정 대표는 "여름 무더위가 이달 초까지 이어지면서 버섯 포자가 제대로 번식하지 못했다"며 "올해 채취량은 작년의 30%가량도 안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이귀용 과장은 "버섯의 균사가 번식하는 지난달 폭염이 이어진데다 비도 적게 와 포자형성이 제대로 안 됐다"며 "지표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 데 올해는 버섯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송이는 습도가 높고 최저 기온 17도 이하, 땅속 최저기온 19도 이하일 때 가장 잘 자란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하면서 10월 초·중순이면 올해 버섯채취가 끝날 전망이다.

인근 단양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양국유림사무소는 지난달 말 이 지역 7개 마을 주민에게 야생버섯 채취허가를 내줬으나, 아직 송이를 수확했다는 소식은 없다.

이 지역서는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하루 평균 50㎏의 송이가 나왔다.

속리산 기슭인 보은군 산외·장안면 주민들도 이달 초부터 버섯채취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아직 수확량이 없다.

속리산산림부산물채취작목반의 박경화 회장은 "매일 15명 이상의 주민이 산에 오르지만, 잡버섯만 조금 채취하는 수준"이라며 "능이·싸리버섯 등도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말라 비틀어져 상품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제천 지역에서 거래되는 송이 상품 1㎏은 40만원에 이른다.<제천/장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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