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두<청주 봉명고 교사>

1명의 청소년이 1시간에 평균 50번, 70초에 1번씩 욕설을 사용한다는 요즘, 청소년들의 과도한 욕설 사용에 따른 언어 개선 문제는 이제 더 이상 학생 개인적 측면만이 아닌 가정, 학교, 사회적 측면이 모두 상호 연계하여 접근해야 한다. 그만큼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존의 욕설 퇴치 아이디어 대부분이 문제 행동의 결과적 측면에서 단순히 욕설의 사용을 억제하는 ‘NOT’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 청소년들은 그 어떤 집단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계산적인 성격을 가진다. 철저하게 본인이 소유한 사고의 틀을 통해 이해하고, 납득하지 않으면 절대 행동으로 이행하지 않는다.
헌데 이러한 측면을 무시한 채 단순히 안 된다는 ‘NOT’만 강조해왔으니 청소년들에게는 그야말로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렸을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초점을 두어야 할까. 바로 그러한 행동의 과정, 동기적 측면인 ‘WHY’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실제 청소년들이 욕설을 사용하는 이유는 의외로 별 게 없다.
욕설을 해야만 하는 그 어떤 강력한 동기가 아닌 단순히 ‘옆 친구가 하니까, 센 척 하기 위해서, 재미있으니까’ 등의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동기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욕설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욕이라는 것이 가지는 정확한 어원과 그 해당 의미 나아가 그것으로 인한 악영향을 자세히 알고 사용하는 청소년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청소년들에게 욕설을 퇴치해야 하는 이유인 ‘WHY’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욕설이 가지고 있는 정확한 의미를 전혀 혹은 다소 몰라서 단순한 재미와 흥미로 반복하는 청소년들에게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로 욕설의 어원과 의미, 좋지 않은 내용에 대해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문제 행동이 줄어들 것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욕설의 빈도를 조사하고, 매 주마다 이번 주의 ‘욕설’을 정해 해당 욕설을 낱낱이 분해하는 것이다.
해당 욕설의 어원부터 정확한 의미까지 정리한 자료를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그 욕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를 공모한다든지, 해당 욕설을 사용하여 소통할 경우와 사용하지 않고 소통할 경우를 비교하는 장면을 UCC로 제작한다든지 하는 대회를 통해 매 달 ‘세종대왕상’을 수여한다면 아이들 스스로 본인들이 사용하는 일상적인 욕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조절하고자 하는 자발적 동기가 생성될 것이다.  
기존의 정책들이 단순히 ‘NOT’(안 돼!)만을 강조하여 그로 인해 청소년들에게 ‘WHY’(도대체 왜?)라는 반감을 심어주고, 그러한 반발감이 문제 행동을 더욱 촉발시켰다면, 이제는 청소년들 스스로 ‘WHY’(도대체 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와 충분한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나아가 자기 조절을 통해 ‘NOT’(안 돼!)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칭찬스티커 발부나 욕설 청정 학급 선정 등의 기존 프로그램들이 청소년의 본성을 지극히 경쟁적으로 자극하던 것에서 벗어나 그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커다란 믿음과 기다림(WHY NOT-될 거야! 함께 해보지 않을래?)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not! + why? ? 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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