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설 등 설치돼 있어 유구시설 훼손 가능성 높아
사적 승격 추진 위해 장기적으로 이전 추진해야

 

 청주시가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부모산성(흥덕구 비하동)에 중요 유구를 훼손할 수 있는 통신시설 등이 설치돼 있어 사적 승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모산성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충북대 박물관은 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모산성(충북도기념물 121호)의 역사적 성격을 밝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2차례에 걸려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주지역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대 역사를 해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으나 핵심 유구(遺構)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박물관 측은 “부모산성의 모유정(母乳井) 자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유정 아래에 2단 석축에 평면 원형으로 만든 집수시설 구조가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집수시설은 성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시설로, 청주지역에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시설이 발견된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모유정 자리에 수령 50년된 버드나무가 위태롭게 서 있고 집수시설 인근에는 통신시설과 담장 등이 있어 중요 유구가 뜻하지 않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원형 보존 측면에서 국가 사적 지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수시설 인근에 있는 통신시설은 KT 등이 설치했으며 해당 부지는 청석학원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유구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해 KT, 청주대와 통신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모산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 성과는 이곳이 삼국의 격전장이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부모산성에서 백제와 신라의 토기, 기와, 철기, 고구려 철기 등 삼국시대의 유물이 모두 나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백제가 소규모 보루를 쌓았고 이후 신라가 지금의 부모산성을 만들었으며, 이후 백제가 다시 부모산성을 개축하고 소규모 보류를 축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유정’이라 명칭은 몽골 침입 당시 부모산성으로 피신한 사람들이 땅에서 물이 솟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젖과 같은 물’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김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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