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용(충북도 정책기획관)

 올 해 만큼 충북도가 훌쩍 커졌다는 느낌을 갖는 해도 드물 듯 싶다. 최근 정부의 신규사업과 SOC사업 감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액을 훨씬 상회하는 2014년 정부예산 확보 전망이 그렇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부합동평가에서 ‘최우수 도’를 달성한 것이 또한 그렇다. 특히 정부합동평가 9개의 평가분야 중 6개 분야를 최고 등급인 ‘가’등급을, 그것도 두 번씩이나 획득한 것은 전국에서 충북도가 유일하다. 2008년도에 행정안전부 중심의 통합 합동평가가 실시된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충북도의 우수한 행정역량이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입증된 쾌거이다.

이에 앞서 충북도는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와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는 충북도정사에 길이 빛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충북의 도격(道格)을 한 단계 더 높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충북의 저력을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세계 속의 충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돌이켜 보면, 처음 화장품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할 때만해도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다. 화장품산업 인프라 부족, 전문가 부재, 행사 경험 부족, 그리고 박람회장 주변의 교통 체증 우려 등 갖은 이유를 들며 박람회에 대해 심사숙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는 자타가 인정할 만큼 적은 예산으로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훌륭히 치러냈다. 게다가 박람회를 통해 화장품?뷰티산업을 충북의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확실한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버티고 서 있는 것이 세상사다. 앞으로도 충북도가 헤쳐 나가야 할 현안들은 즐비하다. 충북경제자유구역 조성도 그 중 하나이다. 특히 충주에코폴리스는 충북경제자유구역 전체 면적 9.08㎢의 절반가량인 4.20㎢로 이 지역이 인근에 소재한 공군 19전투비행단 때문에 소음이 심하고 또 비행안전구역에 해당되어 성공적 조성에 걸림돌이 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태양광산업도 유럽의 재정 위기와 중국의 가격 덤핑에 밀려 국내 기업의 경영난이 지속되는 등 좀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일시적인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결국에는 인류 공동 번영과 국가100년 번영을 위해 지속추진해야 할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임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특히, 전문가들은 2015~2017년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하게 되면 태양광산업은 위기를 벗어나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소유’로 우리에게 친숙한 법정스님은 살아계실 때 장애를 이기는 방법으로,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고 특히 강조하셨다. 만사가 내 뜻대로 풀리면 스스로 자만해지기 쉬우니 일을 추진하면서 때때로 부딪치는 곤란과 역경을 통해 겸손해지고 보다 성숙한 길로 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본래 ‘위기(危機)’라는 단어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해 있는 말이다. 즉, 전적으로 위험만 있는 것이 아니고 기회도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경제자유구역 추진과 태양광산업이 위기로 보여 질 수 있다. 이의 슬기로운 극복을 위해서는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지역의 리더들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도민들의 협조와 관심, 그리고 염원은 절대적이다. 염원은 기도와 일맥상통한다. 중요한 것은 기도나 염원의 본래의 뜻은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고 지혜를 보태는 것이지, 모든 일을 원만하게 순조롭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민 한 사람의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은 비록 약할지언정, 160만 도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함께 염원하면 5000만, 1억 이상의 무한한 에너지가 발휘된다. 우리는 이미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를 통해 충북의 힘을 확인한 바 있다. 경제자유구역과 태양광산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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