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넘는 고분양가·시장불안 부담
LH 1단계 아파트 부실 시공… 기피 요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산신도시 2단계 탕정지구의 첫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청약 미달이 속출하며 체면을 구겼다.
고분양가와 아산신도시 1단계에 LH가 분양한 아파트들의 빈번한 하자로 형성된 시장 불안이 크게 작용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LH는 천안시 불당동 일원에 속한 탕정지구 1-A5블럭 아파트 800세대의 분양을 지난 달 27일 착수했다.
LH가 분양하는 신도시 2단계 첫 아파트로, 향후 민간 아파트들의 분양에도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청약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9일 LH아산사업단(단장 박계완)에 따르면 일반공급 3순위까지 청약 접수를 마감한 결과 800세대 가운데 15.25%인 122세대가 미달됐다.
전용 면적 74㎡와 84㎡의 총 5개 형태 가운데 3개 종류는 3순위까지 접수해 청약이 성사됐지만 84㎡ 일부는 분양 물량 259세대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122세대가 미달됐다.
이번 LH 공공분양 아파트의 대규모 미달 사태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4일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청약을 마감한 결과 특별공급에 할당된 519세대 가운데 316세대가 미달돼 일반공급으로 전환됐다.
특별공급 청약 결과가 저조하며 일반공급도 미달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결국 현실화됐다.
LH 공공분양 아파트의 청약이 대거 미달된 것에 시장은 고분양가 등의 요인으로 ‘당연하다’는 분위기이다.
LH는 이번 아파트의 분양가를 ㎡당 238만원으로 공시했지만 구매자 선호가 높은 3층-최상층 기준해 발코니 확장비용과 이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분양가는 3.3㎡당(구 1평) 810만-830만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700만원대를 훌쩍 넘는 고분양가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할 공기업인 LH가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또한 LH가 분양한 아산신도시 1단계 아파트들에서 완공된 지 5년도 안돼 천장에서 물 폭탄이 쏟아지는 등 하자가 빈번한 점도 소비자들이 LH 분양 아파트의 선택을 기피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에 품질에 대한 의구심까지 작용해 실수요자들마저 LH아파트 청약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H 관계자는 “토지 보상 가격이 아산신도시 1단계 배방지구보다 배 이상 소요됐고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을 고려하면 분양가는 적정하다”고 답변했다.
<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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