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9원에서 급락…매출증가율도 3분의 1토막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계속해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내 법인기업 46만4천개를 전수조사해 20일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의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09년엔 3.9%였던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은 2010년 4.9%로 확 뛰었다. 그러나 2011년 3.7%로 다시 꺾인 뒤 지난해는 더욱 수위를 낮췄다.

이 지표는 매출에서 원가와 이자비용 등 모든 기타비용을 제외한, 세금부과 직전 손에 남는 순이익의 비율이다. 즉, 2010년엔 기업이 1천원을 팔아 49원을 손에 쥐었지만 지난해엔 이 금액이 34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2011년 3.6%→2012년 7.1%), 자동차(6.9%→7.2%)를 제외한 거의 전 업종이 하락했다. 제조업 전체는 5.2%로 전년도와 동일했지만, 서비스업은 2.2%에서 1.6%로 내려왔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일부 업종의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 가격은 하락하는 등 기업 매출에서 원가의 비중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성장성 역시 크게 꺾였다. 매출액증가율은 2011년 12.2%에서 2012년 5.1%로 수직하락했다. 2010년 15.3%에 비하면 3분의 1 토막에 불과하다.

매출액 역시 전기전자(2011년 2.3%→11.7%)만 올랐을 뿐 제조업(13.6%→4.2%) 전체로 보면 크게 축소됐다. 내수부진으로 도·소매 업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10.8%→6.1%) 역시 대폭 후퇴했다.

다만,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52.7%에서 147.6%로 낮아졌다. 석유·화학(111.9%→100.9%), 기계·전기전자(97.3%→88.7%) 등의 효과가 컸다. 차입금 의존도(32.2%→31.9%) 역시 도소매·운수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 실적을 보면 대기업의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이 4.6%에서 4.0%로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2.2%에서 2.4%로 올랐다. 매출액 역시 대기업(13.1%→5.0%)보다 중소기업(10.6%→5.3%)의 낙폭이 더 적었다.

김 팀장은 "지난해의 경우 세계경제 부진 등에 일부 대기업을 빼놓고는 대기업의 성장성·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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