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의 가슴은 시심으로 일렁이고, 가을볕 쬐던 대청호도 묵묵히 말없던 무심천도 시가 되어 흘렀다.

‘2013 충청북도 순회문학제’가 18일 오후 1시 30분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동양일보 문화기획단이 주관하고 충북도?청주시?청원군?(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지역 기관?단체장과 청주?청원지역 주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졌다. 특히 300여석의 좌석이 모자라 서서 관람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아 그동안 주민들이 고급문화 향유에 목말라하고 있었음을 입증했다.

이날 행사는 이덕자 시낭송가((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오선준 청주예총 회장이 클라리넷으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연주하며 10월의 멋진 무대를 열었다. 최복수 청주시 부시장의 조철호 시 ‘말씀’ 낭송에 이어 김기종 청원예총 회장이 조지훈 시 ‘사모’를 시낭송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들려줬다.

이어 김화석 충북도교육청 교육국장이 이해인 시 ‘가을이 아름다운 건’을, 김우종 청원군 부군수가 최홍윤 시 ‘코스모스 길’을, 류귀현 청주문화원장(시인)이 자작시 ‘낙엽’을, 이의영 청원군의회 의장이 김현승 시 ‘아버지의 마음’을, 심억수 청주문인협회장(시인)이 조철호 시 ‘다시 바람의 집’을, 임기중 청주시의회 의장이 자작시 ‘가을이면 찾아오는 손님’을, 신영순 뒷목문학회 사무국장(시인)이 자작시 ‘난초로 말씀하시다’를 들려줬다. 평소 시낭송과 거리가 멀어 보였던 기관?단체장들이 시를 읊고 자작시를 발표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권영희씨(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조정숙씨(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금상), 박상희씨(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은상), 장경미씨(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조홍석씨(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시낭송가들의 낭송이 이어졌다. 이들은 격조 높은 무대를 통해 시낭송의 진수를 보여줬다.

바리톤 김학근씨가 ‘청산에 살리라’를 불러 관객을 압도하는 중후한 무대를 연출했다. 정미영 새암무용단 단원의 ‘소고춤’ 공연이 선보이자 관객들은 손짓, 발짓 하나하나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특별 순서로 중국에서 모국어를 지키며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동포 문인들이 소개됐다. 리임원 연변문화예술연구소장, 박문봉 북경중앙민족출판사 조선문 편집실 실장, 리홍규 흑룡강 조선어방송국 부국장, 강정숙 연변인민출판사 문예부 부부장, 리은주 조선족 문학지 ‘장백산’ 잡지사 편집기자가 무대에 올라 순회 문학제 참가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고독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시인은 시를 쓰고 우리는 시를 통해 위로 받는다”며 “동양일보는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에게 시향을 건네주겠다는 생각으로 오래 전 이 행사를 시작했다. 무대에 올라 시낭송을 해 주신 기관?단체장과 먼 곳에서 오신 시낭송가 여러분, 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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