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논산 지역담당 부장

공자의 교훈 중에 ‘자신을 더 엄격하고 무자비하게 비판하면 할수록, 남을 더 공정하고 관대하게 비판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있다.
사회의 공기(公器)요, 목탁이란 평가를 받는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인들이 아직도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 채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바람에 대다수 건전한 언론인들까지 싸잡아 비난을 받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최근 공주시청에서도 한 출입기자가 공무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백제문화제 기간 중인 지난 2일, 공무원들의 회식 자리에 동석한 지방일간지 J사 P기자가 K과장에게 막말과 욕설을 하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추태를 부렸다.
이 기자는 해당 부서장이 회식자리에 보이지 않자 K과장에게 “왜 이 자리에 없느냐”고 묻자, K과장은 “퇴근했다”고 답했으나 “거짓말을 한다”며 욕설을 내뱉고 의자를 집어던진 것이다.
더욱이 K과장은 치아 치료 때문에 당초 회식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해당 기자의 연락을 받고 나왔다가 봉변을 당한 셈이다.
이 때문에 공주시청 공직 내부에선 “아무리 나이가 많고 기자라지만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그 자리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부하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상관에게 마구 욕을 하고 의자까지 집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따질 일이 있으면 조용히 따지면 될 일이지, 공무원들은 인권도 인격도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은 사이비 기자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자는 “K과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이후 K과장을 만나 충분히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어려운 언론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책무를 묵묵히 다하며 건전한 언론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많은 출입기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지경이다.
올바른 사회 구현을 위해 감시와 비판의 소임을 다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연단을 통해 남을 비판할 자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이번 사태가 출입기자들에게 남긴 유일한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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