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죠. 누구도 쉽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사진집 내는데 워낙 돈도 많이 들고 어려우니까요. ‘한국사진걸작선집’이 나오고 나서 충북권 작가들의 작품집도 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 사진을 찍는 것 뿐 아니라 충북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인영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진작가 정인영(62)씨가 엮은 ‘충청북도 현대사진선집’이 출간됐다. 충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36명의 작품 186점이 수록됐다.

정씨는 “충북에서 예술사진이 처음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올해, 이 책을 발간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1953년 최윤식씨가 충북 지역에 사진 예술의 깃발을 올렸고 이 해부터 사진 작품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해 1957년 사진단체 녹영회가 창립됐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정씨의 손길이 묻어난다. 편집위원회 구성없이 오직 홀로 완성한 책이기 때문. 사진작가 선정부터 작품 설명까지 모든 작업을 직접 했다. 평소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정씨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발로 뛰며 작가들을 만나 사진을 고르고 이야기를 들어가며 완성했다. 사진작가들의 작품 노트에서 발췌하지 않은 작품 설명은 모두 정씨가 사전과 지리?역사책을 꺼내 놓고 참고하며 원고지에 직접 쓴 것. 이 작업만 두 달 반 이상이 걸렸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지만 별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들,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은 다 뺐어요. 회원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작품도 실었고요.”

기존에 많이 알려진 작품보다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사진작품을 싣는 데 주력했다. 풍경사진이 91점으로 가장 많고, 인물(13점), 다큐(10점), 누드(10점), 건축(5점), 꽃(10점), 동물(6점) 등 다채로운 사진 작품이 담겼다.

초대작품으로 사진작가 김운기씨의 ‘무심천의 추억’이 실렸다. 발가벗고 노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제방 쌓는 작업을 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담겨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안영미?김공수?이강산?장진영?김실비아씨의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정씨는 지난 2010년 전국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선별?수록한 ‘한국사진걸작선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1000권을 한정판으로 찍었던 이 책은 지금도 찾는 이들이 꽤 많다고 한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이 책은 ‘충청북도 현대사진선집’ 발간의 밑거름이 됐다.

발행인 윤태경씨는 “사진작가들의 어려움 속에서 탄생한 사진작품들이 한 줌의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 책을 만들게 됐다”며 “충청북도 예술사진 시작 60년을 바라보면서 이 한권의 사진선집이 미래 세대에게 새 지평을 열어주는 훌륭한 계기이자 사진발전에 지렛대가 되는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구입 문의는 전화(☏016-404-1118)로 하면 된다.

도서출판 애향,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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