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서청원(경기 화성갑), 박명재(경북 포항남·울릉) 후보가 예상대로 당선됐다.
민주당은 올해 4월 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당선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해 대선 패배 이후 흔들리고 있는 1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놓고 야당과의 벼랑끝 대치가 계속되는 시점에 두 곳 모두에서 완승을 거둠에 따라 일단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여권 전체의 권력 판도가 어떤 식으로든 새로 짜여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 의원의 국회 복귀는 집권 여당이면서도 정치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고도 국정원 댓글 사건 논란에서 헤어나지 못해 정치력 부재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눈치만 본다는 비판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서 의원이 새누리당의 존재감 회복에 기여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는 것은 18대 총선 때 친박연대를 주도하고 2007년 대선후보 경선과 작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앞장서서 도왔던 그의 이력 때문이다.
친박계의 원로인 그가 원내에 입성하면 김무성(5선) 의원이 독주하는 양상으로 비치는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벌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면모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조기전대론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중 누가 당권을 차지하든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실질적으로 정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정치력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도 뒤늦게나마 드라이브가 걸릴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두 번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한 석도 챙기지 못한 민주당은 여당의 텃밭이어서 애초부터 승리하기 쉽지 않았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타격을 피해가기 힘들어 보인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담겨 있는 재보선에서 여당을 꺾지 못한 데다 2011년 4·27 재보선 이후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 같다.
따라서 장기 노숙·장외 투쟁에 주력해 온 민주당 지도부는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의미를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심과 유리된 강경 일변도의 대여 투쟁이 수권 야당의 책임있는 자세인지 돌아볼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다고 본다.
여야 정치권은 대선이 끝난 지 열 달이 지났는데도 대선을 둘러싼 이슈로 힘겨루기를 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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