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최선과 100% 완벽함 : 강정숙



한국은 피곤한 나라다, 한국인은 불편하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한마디로 말한다면 대체로 이러했다. 한국과 한국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인식한, 내가 받은 인상은 이러했었다. 같은 민족, 같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성격과 다른 문화를 가진 중국조선족과 한국인, 그래서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행, 한국에서의 35일간의 체류, 특히 동양일보에서 주최한 ‘충청북도 순회문학제’ 행사에 두주일간 참가하면서 나는 한국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고 한국인에 대한 나의 시각 또한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충청북도 순회문학제는 타이틀 그대로 충청북도의 각 시와 군을 순회하면서 진행하는 행사였는데 이 행사를 위해 당연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심혈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짐작된다.

그중 동양일보 기획관리국 김영욱 국장과 문화기획단 이화선 팀장은 늘 우리와 동행했는데, 나는 이 사람들의 그 무궁무진한 열정과 친절과 에너지와 지혜가 대체 어디서 왔을가 한두번 탐복한 게 아니었다.

자정까지 일하고도 이튿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제 시간에, 제 자리에서 각자 자기 일에 임하고 있는 이들이 나의 눈에는 그냥 슈퍼맨, 슈퍼우먼으로 보였던 것이다.

저마다 일인다역으로 팽이처럼 바삐 보내는 이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분초를 쪼개서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누군가에게 왜 그렇게 바삐 사느냐, 이제 한국인도 충분히 여유롭게 살 수 있지 않느냐 물은 적이 있었다.

출근시간 외에는 직장의 일을 별로 하지 않는 우리로서는 퇴근시간후에도 직장에 남아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비슷하게 하면 된다”에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중요한것만 잘하면 작은 실수쯤은 괜찮아 하고 넘어가지만 이들은 아니었다. 100% 완벽하게 해야만 하였다.

누군가가 그랬다.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한테 뒤떨어지니까, 이 사회에서 도태되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아마 또다른 누군가도 또 다른 사람한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바삐 보내야 하고 밤 늦게까지 두배로 일해야 하고 티끌만한 오차도 없이 100% 완벽하게 해야 할것이었다….

그렇지만 충청북도에 있는 동안 나는 동양일보 직원이나 다른 그 누구에게서도 힘든 모습을 보지 못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친절하고 밝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일에서 추호의 실수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한국인, 오직 완벽한 사람만이 살아남을수 있는 한국, 어쩌면 불편하고 까탈스럽게까지 보이지만 한국인의 이런 일자세와 정신이 있었기에 보다 살기 좋고 편리한 오늘의 한국사회가 있을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본인은 다소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타인에게 절대적인 편리를 조성해주는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큰 국민을 가진 나라임에 틀림 없다.

돌아오는 날 인천공항이 연속 8년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프래카드를 보았다. 나는 크게 공감하였다.

한국의 세계 1위는 인천공항뿐만이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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