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자 과징금 줄여준다…분할납부·납부기한연장 제도 도입

앞으로는 부동산실명제를 어긴 법인과 그 대표자가 모두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아울러 부동산실명제를 위반한 사람이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줄여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안은 우선 법을 어긴 법인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양벌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법인 명의로 명의신탁을 할 경우 그 법인과 실제 행위자인 법인 대표 또는 당사자를 모두 처벌할 수 있게 됐다.

현행법은 법인을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법인 명의로 명의신탁이 이뤄졌어도 과징금만 부과할 뿐 형사처벌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행위자인 법인 대표 등도 명의신탁자가 아니어서 처벌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

개정안은 또 법 위반자 중 경제적 사정 등으로 납부기한 내에 과징금을 일시 납부할 수 없는 경우 분할 납부하거나 납부기한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과징금은 해당 부동산 평가액의 2030%에 이르는 고액이라 이를 한번에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액과징금에 대한 납부 저항도 있어서 평균 징수율은 부과 금액 대비 34% 수준에 머물렀다.법무부는 개정안을 통해 과징금 징수율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징수대상자도 배려하는 이중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징금 징수율이 20% 높아지면 연간 약 160억원의 지방세 외 수입이 증가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

명의신탁자가 자진 신고해 실명 전환을 하면 과징금을 줄여주는 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그동안은 자진 신고하더라도 과징금 감경 규정이 없어 위반자들이 행정기관 등에 적발될 때까지 신고하지 않아 실명제 정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적발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조사권 행사절차와 방법도 자세히 규정했다.

지금은 과징금 부과업무 담당 공무원에게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권만 부여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조사절차나 방법 등을 명시하지 않아 효과적인 적발과 과징금 부과가 어려웠다.

이에 개정안은 당사자에 대한 진술 청취 및 현장조사, 보고 및 자료 제출 명령 등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대신 조사권 남용 금지, 조사 내용의 공표·비밀누설 금지 등 조사권의 한계도 명확히 했다.법무부는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가능하면 내년 2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