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소년 정책의 성인지성 제고 방안 연구 보고서’ 서 제기

#1 충북에 거주하는 A양은 삼촌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부모님은 농사일로 매일 집을 비웠고 함께 거주하던 두 명의 삼촌은 A양과 A양의 동생 방에 자주 드나들며 잠을 자기도 했다. 급기야 A양과 A양의 동생은 삼촌들의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가정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무관심했으며 출산할 때가 되어서야 외부 개입을 받게 됐다.
 
#2 B양은 가출을 했지만 당장 잘 곳이 없자 가출한 친구들과 함께 가출팸(가출+패밀리)을 꾸렸다. 외모가 예쁘장한 B양은 가출팸의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하고 화대를 받았다. 함께 사는 남자친구들은 그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심지어 유흥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여자 청소년에 대한 서비스 체계가 부족한 곳에는 학교의 상담과 개입이 필요하며 학교와 청소년지원체계, 여성폭력피해지원기관 간의 협조와 네트워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단기 및 중장기 쉼터 입소를 거부하는 여자 가출청소년의 경우 성매매에 개입될 수 있으므로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시 쉼터 증가 배치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충북여성발전센터(소장 유영경)가 최근 발간한 충북 청소년 정책의 성인지성 제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지역 내에 여자 청소년의 위기에 대응해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청소년 관련 기관과 여성 폭력 피해 지원 기관으로 각각 여자 청소년의 특수성을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쉼터를 비롯해 폭력 피해 청소년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담소나 보호시설 등은 청주와 충주 등 도시지역으로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쉼터는 충주의 중장기 쉼터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청주에, 성문화센터는 청주와 충주에, 원스톱센터와 여성긴급전화 1366은 청주에 밀집돼 있으며 괴산, 증평, 진천, 단양, 보은, 옥천에는 단 한 곳의 지원 시설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충북내 청소년 및 폭력피해여성 지원 시설 현황 참고) 특히 남부권은 권역별 거점기관의 지원과 네트워크에 열악하다는 분석이다.
백경미 충북여성발전센터 연구원은 청소년 상담기관과 여성폭력피해지원기관 그리고 쉼터, 학교와 관의 관련 부서(청소년 담당과 여성권익 담당)는 문제 청소년에 대한 정보와 상담 내용, 지원내용을 공유하는 실질적인 업무 협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는 기존의 통계 자료와 선행 연구를 통해 충북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위기 요소와 여자 청소년들이 고유하게 겪을 수 있는 위기의 경험들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 진행된 청소년지원기관, 여성폭력피해지원기관의 현장 전문가 및 종사자를 중심으로 FGI(수요자 초점집단인터뷰)를 진행해 여자청소년들의 위기 사례와 현 지원 체계의 문제점들을 도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충북 청소년 정책의 성인지성 제고 방안을 위한 방안으로 지원기관 간 협조체계 강화 여자청소년 폭력예방을 위한 지원 확대 성교육 강화 취약, 위기 청소년 부모교육 및 상담 강화 사업 담당자의 성인지적 관점 및 전문성 고양 등을 제언했다.
백 연구원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할 때 부모 상담이 포함되는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만 부모를 개입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부모를 찾아가는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이나 교육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멘토링 지원이나 후견인 맺기를 하는 등 특별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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