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미 청원군청 양궁선수

2013년 전국체육대회에서 한국 여자 양궁을 이끌어갈 차세대 기대주가 탄생했다.
청원군청 양궁팀 소속 오다미(여·21) 선수.
오다미는 지난 10월 22~23일 인천 계양양궁장에서 열린 94회 전국체육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대회 초반 여자 개인에서 예선을 27위로 통과한 오다미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올해 국가대표 등 세계 최강의 강자들과 줄줄이 맞붙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6강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인 주현정(현대모비스)을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국가대표 출신인 이특영(광주시청)을 따돌리면서 이 대회에서 유망주 탄생을 예고했다.
오다미는 22일 결승에서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기보배(광주시청)를 만났다.
기보배는 그가 넘어서야 할 큰 산이었다.
결승이 열린 인천 계양양궁장의 관중들은 물론 장내 아나운서도 일방적으로 기보배를 응원했다.
오다미는 안중에도 없었다.
양궁장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별세한 신현종(청원군청 양궁감독) 감독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대회에 출전하면 감독님이 항상 제 뒤에서 긴장하지 말라고 하셨던 말씀을 생각했다”며 “감독님을 생각하니 외롭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슈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시합도중 흔들릴 때마다 하늘을 보면서 감독님에게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신현종 감독의 보이지 않는 격려의 힘이었을까.
경기 당일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쏘는 화살마다 10점에 쏙쏙 들어갔다.
결국 자신의 롤 모델인 기보배를 6대0으로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오다미는 경기가 끝나고 제일 먼저 신현종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눈물의 금메달을 신 감독의 영전에 바쳤다.
그는 “감독님의 빈소에서 영정사진을 보고도 감독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금메달을 땄다는 기쁨 보다는 평상시 더 잘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다미가 신현종 감독의 사망 소식에 마음 아파하는 것은 둘 만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2012년 청원군청에 입단하면서 둘 만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난 2011년 서울체고 졸업을 앞두고 실업팀에 입단을 희망했지만 입단이 뜻대로 성사되지 않아 실업팀 입단이 좌절될 처지에 놓였을 때 청원군청 양궁 감독이었던 신 감독이 오다미에게 손을 내민 고마운 존재다.
청원군청 양궁팀에 입단한 이후에도 대회에 출전하면 연습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운동을 그만 두려고 마음먹었을 때에도 신 감독의 따뜻한 위로가 있었기에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는 “1년전 슬럼프에 빠져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감독님이 어깨를 감싸며 위로해 주셨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감독님이 어렵고 힘들 때 잘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오다미를 지도해 온 신 감독이 실의에 빠진 오다미를 위로하면서 최대 약점인 불안감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대회에서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이번 전국체전에서 2관왕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오다미는 “전국체전 2관왕이라는 타이틀보다 시합 때 마다 나를 괴롭혀 온 불안감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이제 자신감을 갖고 시합에 임하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지난 2010년 국가대표, 2011년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으며, 2012년 전국체전에서 여자 일반 단체 2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글/김진로·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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