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이 18일로 개시 15주년을 맞지만 관광의 재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강산 관광은 199811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 등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출항, 북한의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시작됐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개시 이후 10년만에 193만여명의 남한 관광객을 모을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2008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숨진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당시 사건에 대한 북측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남측 관광객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 '3대 선결조건' 해결을 요구해 왔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대북 제재조치인 5·24 조치를 시행하고 북한이 연평도 포격 사건마저 일으키면서 이후 이명박 정부 후반기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마리조차 찾기 어려웠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올해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놓고 남북 당국간 움직임이 과거에 비해 활발하게 전개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북한은 올해 들어 마식령 스키장 건설과 원산 특구 개발 등을 염두에 둔 듯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남북은 지난 612일 서울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금강산 관광 문제 등을 논의할 기회를 맞았으나 막판에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무산됐다.

남북은 89월에는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합의 분위기를 타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의 개최 날짜도 조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921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정부가 제안했던 102일 금강산 실무회담도 함께 거부하고 말았다.

정부는 현재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제안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17"금강산 회담은 북한이 먼저 철회한 것"이라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강산 관광 회담을 하자고 먼저 제안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면서 5·24 조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한 것이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은 북한에 대량의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북핵문제 해결 등 큰 틀에서의 남북관계 진전과 연결돼 있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에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논의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내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란 점에서 북한이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면 하반기 정도에는 자연스러운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18일 관광 개시 15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행사는 계획된 것이 없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