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프’·‘무릎팍’·‘맨친’ 폐지… 실내 토크 부진 ‘우리동네 예체능’은 동시간대 1위 등 그나마 선전

‘3패1승1무’. 방송인 강호동(43)이 지난 1년 동안 거둔 성적표다. 2011년 9월 세금 과소납부 의혹으로 잠정 방송 은퇴를 선언한 그는 이듬해인 지난해 11월 SBS ‘스타킹’으로 복귀했다.
강호동은 SBS ‘스타킹’, MBC ‘무릎팍 도사’ 등 잠정 은퇴 이전에 이끌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KBS 2TV ‘달빛프린스’, SBS ‘일요일이 좋다 - 맨발의 친구들’ 등 새 프로그램까지 꿰찼지만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월 ‘달빛프린스’에 이어 8월 ‘무릎팍 도사’가 종영했고, ‘맨발의 친구들’마저 한 자리대 시청률로 고전하다 지난 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했다.
반면 ‘달빛프린스’의 후속작 ‘우리동네 예체능’은 토크쇼가 주를 이루던 평일 밤 11시대에 체육 버라이어티라는 승부수를 던져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스타킹’은 강적 ‘무한도전’에 맞서 선방하고 있다.
●실내 토크, 강호동에게 안 맞는 옷?
강호동은 올해 ‘달빛프린스’·’무릎팍 도사’·’맨발의 친구들’ 등 자신이 진행한 프로그램 3개가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세 프로그램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각각 3.3%, 5.1%, 5.4%로, 모두 한 자리대에 머물렀다.
‘달빛프린스’와 ‘무릎팍 도사’는 실내에서 진행되는 토크 프로그램이라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달빛프린스’는 독서를 소재로 매주 한 권의 책을 선정해 게스트와 출연진들이 이야기를 나눴고, ‘무릎팍 도사’는 6년 7개월 동안 매주 한 명의 게스트를 초대했다.
‘맨발의 친구들’은 당초 강호동을 위시한 윤시윤, 유이, 김현중 등의 출연진이 각지를 찾아다니는 로드 버라이어티를 표방했지만, 지난 8월 이후 프로그램 이름이 무색하게 유명 연예인의 밥상을 체험하는 ‘집밥 프로젝트’를 2개월 넘게 선보이며 실내에 머물렀다.
강호동의 전성기를 이끈 프로그램은 야외 버라이어티의 선두주자인 KBS 2TV ‘1박2일’. 복귀 후 그가 맡은 프로그램들과는 색깔 차이가 크다. 결국 강호동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고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1년은 ‘관찰형 예능’ 대세 속 적응기”
다른 의견도 있다. 강호동의 지난 1년은 토크쇼와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로 대표되는 ‘관찰형 예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과정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과거처럼 유명 MC가 프로그램 전체를 끌고 가는 체제가 아니다”라며 “특정 MC보다는 모든 출연자를 수평적으로 보여주는 예능이기 때문에 과거 주목받은 인물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등 요즘 대세를 이루는 관찰형 예능에서는 프로그램 포맷 그 자체가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을 뿐, 특정 MC의 존재감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는 “강호동은 적응기를 충분히 가졌다”며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그는 자신이 직접 리드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예체능’ 상승 기류…‘1박2일’은 출연 안 할 듯
강호동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우리동네 예체능’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일반 시민과 체육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6~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일 심야 예능이 전반적으로 한 자리대에 머무는 데다가 그동안 체육이라는 소재가 평일보다는 주말 예능에 주로 등장한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소속사인 SM C&C 관계자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소재도 잘 맞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며 “개구리도 움츠릴 때가 있는 것처럼 올해는 ‘시작’ 그 자체가 중요했다. 폐지된 프로그램도 있지만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새로운 계기를 만드는 한해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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