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이 능사인가?

밤에 누가 자꾸 쫓아오는 것 같아 불안해요. 마주 오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 집에 가는 길이 무서워요.”

청주의 밤거리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청주지역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이 격등제와 가로수 등에 가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늦은 밤의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명암저수지 인근 도로와 청주예술의전당 인근 도로 등은 가로등이 점등돼 있음에도 어두웠다.

발밑의 장애물이 보이지 않아 휴대전화의 불빛을 이용해 확인해야 했다. 심지어 울창한 가로수에 가려 애꿎은 전력만 낭비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주택가 주변도 사정은 마찬가지.

또 지난 2008년부터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청주지역 가로등 일부를 소등하는 격등제까지 겹쳐지면서 청주시내 밤거리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것이다.

어두운 밤거리에 운전자들은 물론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들까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적이 드믄 도로에 가로등마저 어둡다면 그 불안은 배가 된다.

선진국 역시 에너지절약을 위해 격등제를 실시한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야간교통사고 등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주시는 에너지절약을 이유로 격등제를 고집하고 있다. 청주시가 격등제로 인해 절약하는 금액은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다. 이 금액이 과연 에너지절약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또 이 같은 격등제로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청주시는 새롭게 가로등 체계를 정비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어두운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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