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충주지역담당 국장)

충주시가 유치하려는 화상경마장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6월 ‘말문화복합레저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마사회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는 이종배 충주시장의 의지에 따라 충주시는 반대의 목소리에는 애써 귀를 닫은 채, 막바지 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눈앞에 화상경마장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인 (주) 유토피아(대표 권광세)는 지난달 옛 수안보터미널호텔과 호텔 옆 산 1만9000여㎡를 매입,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와 지역 주민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주)유토피아는 한국마사회의 공고에 따라 이곳에 마권장외발매소와 함께 승마 힐링센터, 승마장, 말 박물관 등 말문화복합레저센터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마련, 100명의 지역 주민 동의서를 첨부해 오는 29일까지 한국마사회에 사업계획을 요청하게 된다.
마사회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해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와 함께 주민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지만 장외발매소 유치에 적극적인 이종배 충주시장과 수안보 관광 활성화를 요구하는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동의로 내년 수안보에 마권 장외발매소가 들어서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수안보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추진위원회는 "말문화센터는 침체하는 수안보 관광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충북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359명은 "화상경마장은 결코 레저 스포츠산업이 아니고 사행산업일 뿐"이라며 "충주시는 지역사회를 파탄 내는 화상경마장 유치 계획 자체를 전면 백지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21일 화상경마장 유치반대 충주시민연대회의(대표 어경선)는 충주시청을 방문, 주민 3643명의 반대 서명이 담긴 서명서를 충주시에 전달하는 등 반대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찬.반 논쟁이 일고 있지만 충주시는 5개월 동안 시민의견을 수렴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
찬.반 논쟁과 함께 사업계획서 접수기간(29일 마감)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충주시는 아직까지 어떤 여론조사 계획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충주시 백년대계를 흔들 수 있는 화상경마장 유치가 이종배 충주시장 의지에만 의존한 채 이를 반대하는 상당수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우(憂)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충주시는 충주시의회가 건축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3차례의 공청회와 지난7-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여의도리서치에 의뢰, ARS 전화조사로 시민 152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시민 67.9&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충주에 거주하는 도시, 건축, 환경, 재해분야 전문가 297명을 대상으로 소통강화시스템 설문조사를 벌여 52명이 참여, 37명(80%)이 반대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고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또 의례적으로 한국교통대 건설교통대 교수들이 반대의견서를 충주시에 전달하고 교수와 학생 300여 명이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충주시민이 선택한 충주시의회가 가결한 건축조례 개정안을 반대하기 위해 공청회와 적극적인 여론조사를 벌여 이를 반대했던 충주시가 자칫 도박후유증으로 현세대가 몸살을 앓고 자손대대로 도박으로 인해 상처받을 충주시민의 안위(?)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론조사 한번 없이 화상경마장을 유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건축법 개정안을 반대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 등을 하면서도 그보다 더 큰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어떤 짓(?)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화상경마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무서워한다.
밀실행정으로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 한다는 지적까지.
특히 건축조례개정안을 반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충주발전시민연대는 화상경마장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충주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만든 연대가 시가 반대하는 건축조례개정안에 대해서는 앞장서 나서고 시가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화상경마장에 대해서는 한마디 논평도 없이 지나친다면 마치 연대가 충주시의 친위조직 같은 인상을 주게 되지는 않을지.
시민의 행복을 위해 앞장선다는 충주시의회 조차도 한마디 성명조차 없다.
직무유기다.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은 레저스포츠산업이 아닌 사행산업으로, 도박중독자 양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또 "수안보에 화상경마장이 유치되면 괴산, 음성, 제천, 충주는 직격탄을 맞고 그 파장은 증평, 청원, 청주에까지 미칠 것".
“충주시와 이종배 시장은 임기동안 단기적인 성과 만들기에 급급하지 말라” 등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충주시를 기대해본다. <충주/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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